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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Apr 18. 2020

이 사람이랑 계속 일 할 수 있을까?

# 건설업에서는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빠듯한 공사기간 내에 여러 변수를 통제하고 극복해 가면서 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건물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파트너들과의 팀워크는 매우 중요하다. 회사에서는 시스템을 통해 팀워크를 가다듬어주려 시도하지만, 늘 그렇듯 위기상황에서 표출되는 개개인의 성향은 통제불능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만 함께 일 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조직이 거대할수록 쉽지 않다. 오히려 파터너쉽을 맺는다기 보다는 맺어짐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회사의 직원들도 그렇지만, 협력사의 직원들, 감독관들, 인허가청의 공무원들, 민원인들 등등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 미얀마에서 일하다 보니, 이 부분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국내보다 인력 Pool이 훨씬 작기 때문에 그나마도 운신의 폭이 적었다. 물론 그렇게 주어진 파트너들 중에서는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였으나, 가끔가다가 '이 사람이랑 계속 같이 일 할 수 있을까? 최악이다.'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최악의 파트너라는 오명을 덮어 씌우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업무능력, 의사소통 그리고 인격이 파트너십에 영향을 주는 주관적인 요소인데, 이 세가 요건이 복합적으로 부족할 때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업무처리 능력은 현저히 낮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사소통이 사실 이 보다 더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 필드에서는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자기가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면 프로젝트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거나, 좌초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인격이다. 특히 잘못된 권위에 근거한 우월의식은 '갑질'이라는 인격적 장애로 표출될 경우가 많다.


# '최악의 파트너를 만났을 경우, 파트너를 바꾸거나, 버티거나, 내가 그만두는 것이 대안이다. 파트너를 교체할 경우, 먼저 고려해야 할 게 있다. 더 나은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것도 잘못하면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안 맞는다고 바꾸고 바꾸다 보면, 결국 혼자만 남게 될 수 도 있다. 두 번째 방법인 '인내'는 나를 포함한 동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혹자는 이것을 '정 문화'라고 그럴싸하게 부르기도 했다. 끝까지 참을 자신, 그리고 그만큼 본인이 파트너의 몫까지 챙겨 희생할 자신이 있을 때 선택해야 한다. 자칫 참다가 Golden time을 놓쳐 버리면, 이도 저도 안된다. 마지막 대안인 'Exit'도 선택 전에 첫 번째 대안만큼이나 습관화될 수 있음을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 어려움을 한번 극복하면, 다음에 유사한 위기를 만나도 이겨내기 쉽지만, 자꾸 회피하면 점점 맞서기 어렵게 된다.


#  어떤 선택을 하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잃으면 안 된다. 여유가 있어야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래야 상대를 표용 할 수도 있고, 스스로도 버틸 수가 있다. 가령 여유가 있다면 '최악의 파트너'가 되기 전에 상대의 약점이 무엇인지 보고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해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가령 나랑 안 맞는다고 해서 모두랑 안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와 그의 중간 단계에 버퍼존을 해줄 수 있는 직원을 두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마음의 여유를 지킬 수 있도록 자아를 돌아보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이른 아침 양곤의 일출은 다양한 영감과 에너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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