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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Apr 18. 2020

Yangon의 미래

# 인도의 한쪽 켠에는 콘크리트 구멍 사이로 수로에 흐르는 하수가 보인다. 가정집에서 배출되는 출처모를 액체들과 길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노점상에서는 남은 음식을 여기에 냅쭉 버린다. 악취가 날 수밖에 없다. 아직 미얀마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보급 중이긴 하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도로의 상황도 그다지 좋진 않다. 가장 잘 정비된 도로인 Pyay 로드는 늘 정체다. 오래된 중고차들이 가득 찬 이 도로에는 쾌쾌한 매연이 가득하다. 그나마 오토바이는 없기 때문에 소음은 덜한 것을 위안 삼아야 하나? 또 하나 특이한 건 보행자용 신호등과 횡당보도가 많지 않다. 현지인들을 따라 처음 왕복 8차선 무단횡단할 때는 엄청 긴장됐었으나, 이제 이곳의 운전자와 보행자의 상호 교감에 익숙해졌다. 대중교통 체계도 아직 잘 정비되어 있지 않다. 지하철은 아예 없으며, 버스도 잘 갖춰져있지 않다. 그런 탓에 주로 택시를 이용하는데, 택시에는 미터기도 없다. 매번 가격 흥정을 해야 한다. 특히 우리 같은 타지인에게는 상당히 주관적인 가격을 책정하기 일수다. 

(왼쪽부터) 우기에 범람하는 도로, 오래된 버스, 공동주택

# 동료들과 산책을 할 때 종종 이런 말들을 했다. “10년 후면 여기는 어떻게 될까?”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니, 변화에 탄력이 붙었으니 그 변화의 폭이 크리라 예상된다. 인도 옆 또랑은 도로 밑으로 상하수도 배관들로 대체될 것이고, 무분별하게 강과 호수로 흘러드는 오수들도 없어질 것이고, 그로 인해 훨씬 맑은 호수와 강의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야 호수나 깐도지 호수 주변의 모습도 많이 바뀔 것이다. 언젠가는 인야호수를 가로지르는 밑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육교와 인야호수의 풍경을 마음껏 누리며 달릴 수 있는 잘 정비된 산책로와 조깅코스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업무지구에는 초고층 오피스들이 들어설 것이고, 주변에는 고급 주거단지가 들어설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로와 대중교통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도로가 재정비되고, 공해를 많이 일으키는 차량들 대신 소음도 없는 전기차들이 도로를 누빌 것이다. 마치 미얀마 대부분의 국민이 컴퓨터 인터넷이 아닌, 모바일 인터넷을 처음 경험했던 것처럼 이들에게 내연기관보다는 전기차가 훨씬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이런 도시의 미래가 도래한다면 과연 다운타운 뒷골목에서 맨발로 축구하던 아이들과, 시골에서 상경하여 네다섯 명이 월세 방 하나 얻어 지내는 사람들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 것인가?  그리고 다운타운의 오랜 시간을 간직한 건물들은 송두리째 철거될까? 부디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과거의 개발도상국들이 발전과정에서 겪었던 병패들을 좀 줄여나가길 기대한다. 실제 미얀마는 새 정부 주도로 Myanmar Sustainable Development Plan( 2018-2030)을 수립했다. 여기에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에 충실히 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철학이 잘 담겨있다. 부디 Paper plan이 아닌 눈앞에 그려지는 현실이 되길 간절히 기대하다. 


Yangon 도시계획의 중요축인 쉐다곤 파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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