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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Dec 19. 2021

Hybrid work 더욱 확장 가능할까?

 우리 부서는 회사에서 업무량도 많고, 업무의 난이도도 높은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노동의 강도가 높은 탓에 '조직 내 인정'이라는 정성적 보상도 따르는 곳이다. 그 결과 Career 관리를 하고자 하는 직원들이 한 번쯤 근무해 보고 싶어 하기에, 적정 경쟁을 거친 부서원들을 선별해서 받을 수 있고, 그 덕의  어떤 이들은 우리 부서를 두고 '올스타팀'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수한 인력들이 모여, 누군가의 지시로 움직이기보다는,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자발적으로 일하는 것이 우리 부서의 힘이었다. 그러나 2년여 전부터 내 또래의 직원들이 가끔씩 이런 얘기를 나눴다.  "근데 앞으로도 우리처럼 야근 많은 부서가 지속 가능할까? 이러다 한방에 훅 가는 거 아닐까? "


 52시간제를 시행하며, 할 건 없는데 눈치 보며 남아서 야근하는 문화가 99% 사라졌다. 예전에는 주변에 그냥 남아있는 직원들도 있어서 야근할 때 별다른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제는 우리 팀만 남아있으니 '야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히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워라벨'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며 '야근'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사내 부서 이동시, 지망 1순위였던 부서였는데 그 기세도 한층 꺾이게 되었다.


 그러다 업무 환경의 다시 큰 변화가 왔다. 바로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였다. 개별 업무의 Scope 이 명확하고, 팀장-팀원 간 신뢰가 두터운 조직이기에 '재택근무'로 인한 업무 Loss 없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었다. 물론 부서의 단합, 소통 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한 형태의 Hybrid work 도입에 대한 가능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We work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내일은 이렇게 일 합니다."라는 주제로 반나절 가량 진행된 행사였다. 평소 관심 갖고 있던 주제였던 터라, 오프라인으로 직접 참여했다. 특강과 토론에 참여한 많은 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이 명확해졌다. "Hybrid work 확대가 답이다." 이미 '조직 내에서의 인정' 보다는 '개인의 소소한 행복'이 훨씬 가치가 높아진 세대에게 Hybrid work는 새로운 Incentive 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는 기존에 시행하던 재택근무를 넘어, 전 세계 어느 곳에서건 개인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확장해야 될 것이다. 아직까지 매우 보수적인 우리나라 '대기업의 문화'라는 큰 벽이 있지만,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 해 보면 충분히 매우 성공적으로 정착 가능할 것이라 생각됐다.


유연한 근무 환경은 창의적 업무를 할 때 빛을 발한다. 단순한 업무들은 과감히 자동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예산을 투입하여서라도 자동화하고, 부서원들은 복합적 사고나 창의력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있도록 공격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Hybrid work 통해 다양한 곳에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분명 더욱 풍부한 아이디어가 모여질 것이다. 내년 겨울에는 동남아의 어느 해변 앞에서 화상화의를 하고 있을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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