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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Aug 20. 2022

자라서 행복한 사람이 될까?

 나이가 마흔을 넘기니, 여러 모임에 멤버가 되었다. 친구들 모임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며 형성된 여러 목적의 모임들도 많다.  중에서 아무래도 제일 반가운 모임은 친구들 모임이고, 그중에서 중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가장 즐겁다.  어릴  서로 집에 자주 놀러 다니던 사이답게, 지금도 그때처럼 특별한 놀이거리가 없어도 즐겁다. 게다가 성격들이 크게 모나지 않고, 각자 회사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열정을 가진 친구들이다.  이제는 모두 자녀   있는 아저씨가 되었는데 얼마  서로 이런 대화를 했다.


 " 근데 우리 다 너무 각자 위치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서 기분 좋다. 회사에는 불만 투성이인 사람들만 잔뜩 있어서 듣는 나까지 맥이 빠지더라고......"

그러자 사람의 뇌에 대해 잠깐 전공한 친구가 답했다.

 " 어 그건 우리가 어린 시절 사랑을 많이 받고 또 부모님들이 우리를 신뢰해 주셔서 그래. 그게 많은 연구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증명됐어. 사랑받고 존경받으며 자란 아이들의 행복감과의 상관관계... 뭐 그런 거..."

 " 생각해 보면 내가 뭐 한다고 했을 때 우리 부모님이 반대하셨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 어 나도. 믿어 주시니 사춘기 때도 엊나가기가 부담스럽더라고"


모임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계속 '신뢰'라는 단어가 머리에 남았다.


' 나는 우리 아이들을 각자 독립된 인격체로 두고, 그들의 판단을 '신뢰'해 주고 있나?'

' 너무 사사건건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했던게 아닌가?'


갑자기 중학교 때가 떠올랐다. 교회에서 소록도로 수련회 가기 전날, 일기 예보에서 그 지역에 많은 비와 강풍이 불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 뉴스를 보고 부모님께서 내일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일기예보는 정확도가 더 낮았다. 부정확한 정보 때문에 그간 준비한 것들을 놓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그날 밤에 수련회에 꼭 가야 하는 이유를 장문의 편지로 작성하여 안방 문틈에 끼워 놓고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부모님이 그러셨다.


" 그래 그러면 조심히 잘 다녀와."


 실패를 하더라도 본인이 선택권을 쥐고 판단을 해봐야 한다. 그래도 만족도 감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신뢰하며 양육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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