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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Jan 08. 2023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지난해 10월 경부터 다른 해에 비해 유독 장례 소식을 많이 접했다. 대부분 동료들의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경우였다. 확실히 40대 중반에 가까워지니, 이제 결혼식보다는 장례식에 가는 횟수가 더 잦아졌다. 또 주변에 크고 작은 병으로 인해 병원을 오가는 지인들도 늘어났다. 그러나 얼마 전 회사 게시판에서 '본인상'이라는 부고 제목을 봤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직원은 아니었으나, 직급을 보니 4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 그와 가까운 직원의 얘기를 들어보니, 퇴근길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그 얘기를 함께 전해 들은 동료들은 모두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저런 얘기를 이어갔다.


"정말 갑자기 퇴근길에 저렇게 되면...... 너무 허망하다."

"그니까... 저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한 창을 그의 사건에 대한 황망함 그리고 어린 자녀를 포함한 유족에 대한 안타까움을 얘기하다가, 한 동료가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 그러니까 하루하루 후회 없이 잘 살아야 돼."

"잘 사는 게 뭔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 "

"후회 없이 살라고... 물론 매일 그렇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후회라는 걸을 매일 조금씩 줄여갈 수 있는 방향으로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 시간이 갈수록 조금 더 만족도가 더 나아지도록 말이야."


그리 심각한 얘기는 아니었으나, 나에게는 몇 단어가 뇌리에 의미 있게 남았다. '후회 없이', '방향', '시간이 지날수록...' 등등의 말이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다 유튜브에서 '100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님을 검색했다. 한두 해 전 책을 한번 읽긴 했었는데, 100세를 넘은 삶의 연륜과 철학과 교수라는 전문성을 지닌 그가 가진 생각이 해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의 명성만큼이나 여러 곳에서 올라온 많은 강의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를 골라 들어봤다.


 많은 얘기가 있었는데, 교수님은 좋은 제안을 하나 해 주셨다. 일기를 쓰되, 쓰고 나서 최근 2~3년 전의 일기의 해당 날짜와 비교를 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본인이 매년 어떻게 발전해 가고 있는지, 혹은 그대로 인지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특별한 사고나 병이 없어 평균수명 이상 살 수 있게 되면, 현업에서 은퇴하게 되는 60세부터는 사회에 기여하며 살 수 있는 일과 역할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 붙이셨다. 즉 글을 쓰며 객관적으로 자아를 바라보고 삶의 방향을 점검하고, 또 은퇴시점 이후에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김 교수님이 내게 건네준 삶의 지혜였다. 집에 돌아와서 바로 최근 3~4년 일기장을 꺼내서 책상위에 두었다. 내 모습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가끔씩 들여보며, 그 방향을 찾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


삶의 방향을 보여줄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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