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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Sep 26. 2024

무슨 도전을 하고 있나요?

  개인에 따라 감내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은 다르다. 예를 들어 회사라는 영역에서 이를 바라보면, 어떤 이들에게는 하던 업무 일부를 변경하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다. 동일한 업무를 반복하는 것이 좋은 이들에게는 약간의 업무 변화도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에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서도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일 것이다. 그런데 또 어떤 이들에게는 소소한 업무 변화는 큰 스트레스가 아니나, 소속 부서를 옮기게 되는 경우 그것을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일해야 되는 상황이 가지는 여러 변수들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것 일테다. 예상이 되겠지만, 그보다 조금 더 큰 변화인 회사를 옮기는 것, 또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 하고 있는 업종을 벗어나 업을 전향하는 경우 등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업을 전향한 사람이 보기에 한 부서 내에서 업무만을 바꾸는 사람의 도전은 미약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각 개인이 생각하고, 또 감내할만한 도전의 수준은 모두 다른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분명한 것은 계속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적응력을 혹은 대응력을 높이려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스스로를 큰 변화에 맡기는 게 더 유리한 것임을 알 텐데, 왜 누구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소극적이고, 또 누구는 적극적인 것일까? 그것은 개인의 기질뿐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경험에 영향도 크다고 보인다. 경험의 영향이라는 것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도전과 성공의 반복들이다.  


 일상을 살면서는 새로운 경험을 해 보기란 쉽지 않다. 반면에 일상을 벗어난 여행지에서는 이런 시도가 조금 더 용이하다. 캠핑은 그런 시도를 하기에 매우 좋은 기회다. 계획형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캠핑을 갈 때는 캠핑장 외에는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출발한다. 변수가 많은 캠핑의 특성상, 오히려 무계획이 더 유리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월의 캠핑장을 갔을 때,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를 지나다 보니 여기저기에 '장릉'이라는 이정표가 있었다. 캠핑장에 도착 후 짐을 풀고, 다시 장릉이라는 곳을 찾아보니 사연 많은 왕의 무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다음 날 장릉을 방문했다. 아이들에게 유적지 방문은 크게 흥미로운 곳은 아님에도 한번 가보기로 했다. 도착해서 아이들과 안내 설명을 읽어보니, 12살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길에 올라 배를 타고 또 고개를 넘어 영월에서 유배생활을 하다 1년 후에 사약을 받아 죽었는데, 당시 왕이 '시신을 수습하면 삼족을 멸한다'라고 하여 한동안 시신이 동강에 버려져 있다가 충신 한 명이 몰래 이곳에 안장하고, 한참뒤에 다시 왕의 묘로 건립되었다고 쓰여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또 청렴포에 안 갈 수 없어서, 다시 차를 타고 청렴포로 향했다. 3분 남짓 배를 타고 내려, 13살 단종은 여기서 무엇을 했을지 얘기하며 한 바퀴 둘러봤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는 다소 지루한 코스였을 수도 있었으나, 함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경험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


장릉과 청령포

 역사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전곡에서 발견한 힙한 뮤지엄도 안 가본 길로 가본 덕에 만난 소중한 공간이었다. 꼭 공간만 아니라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들도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냈다. SNS에 기대지 않고, 동네를 거닐 다 알게 된 강원도 시골 한적한 마을에 있던 도토리묵집, 읍내 뒷골목에 있던 칼국수집 등 수시로 다시 가자고 얘기하며, 또 그런 곳은 찾아보자는 욕구를 자극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겠지만, 이런 소소한 도전과 또 성공의 경험들은 분명 우리 삶을 더 큰 도전들로 유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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