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지 못할 감정. Bye Bye My Blue, 20160620
76/365-백예린[Bye Bye My Blue],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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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지 못할 감정
어릴 적 때에 따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고 배운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에서는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그렇게 들었던 것을 전부라고 생각했었고 어느샌가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을 모른 채 커버렸다. 그래서 감당하지 못할 감정을 가지게 될 것 같으면 지레 겁을 먹고 손을 떼곤 했다. 감정을 가지고 나서는 어떻게 할지 나도 방법을 몰랐으므로. 방법을 몰랐으니 익숙해지는 방법도 몰랐다.
난 왜 네가 가진 것들을 부러워하는 걸까
감당하지도 못할 것들을 손에 꼭 쥐고서
-Bye Bye My Blue, 백예린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향해 걸어간다.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몰랐던 나는 오히려 표현의 욕구를 기르면서 자랐다. '표현'이라는 단어를 손에 꼭 쥐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내 표현은 남을 위해 향하지 않는다. 오롯이 나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향해간다.
백예린의 뮤직비디오는 항상 감각적이다.
무언가를 억지로 넣지 않아도 오히려 여유의 틈새에서 무언가를 전달한다.
그녀의 노래 제목 'bye bye my blue'와 어울리는 뮤직비디오의 색감이었다.
확실히, 그 전 뮤직비디오 '우주를 건너'와는 확연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오롯이 백예린에게 집중할 수 있다.
그녀의 일상을 찍어놓은 듯한 뮤직비디오에서
그녀는 오히려 우리에게 상상을 하도록 여지를 둔다.
배우들은 영화 작업을 끝내면 배역을 떠나보낸다는 말이 있다.
왠지 백예린은 곡 작업을 완성해야 이별의 매듭을 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들었다.
Bye Bye M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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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뮤직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 2016년 1월 1일이다. 부푼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 나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긴 첫 번째 뮤직에세이의 주인공은 바로 백예린이었다. 나는 그녀의 음색을 좋아해 15& 앨범 수록곡 이외에도 라이브 영상과 음원을 찾아들었었다. 내가 솔로 앨범을 기다린다고 손꼽던 가수가 둘 있었는데, 백예린과 태연이었다. 뮤직에세이에 한 번씩 그들의 글을 쓴 지금, 백예린은 새로운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다. (날 너무나도 기쁘게 한 태연의 새 앨범 소식도 함께.)
3곡이라 너무나도 아쉬웠다. 날짜 감각이 없는 나에게 20일을 기억나게 한 새로운 앨범 소식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룸메이트에게 '백예린 나왔어'라고 말했다. 곡들의 가사가 참 시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앨범이다. 7개월 만에 발표하는 이번 앨범에 그녀는 2곡의 자작곡을 수록했다. 이번 앨범도 구름과 작업을 함께 진행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녀의 앨범에서 기대했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뻤다. 그녀의 곡들은 손편지를 읽는 느낌이다. 백예린은 억지로 손편지를 써두지 않는다. 시간에 따라, 느끼는 대로 자연스럽게 손편지를 써나 간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그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으로 손편지를 전달한다.
장마가 시작된다더니 오늘은 비와 함께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음악을 들었다. 나는 '앨범의 날씨 운'을 떠올렸다. 비 오는 날을 기분 좋게 만드는 그녀의 앨범이었다.
음악에세이 연재하고 있어요.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음악에세이를 새롭게 써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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