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365-에프엑스(FX),All Mine

청량하게 사는 법, 20160727

by 마인드가드너

87/365- 에프엑스(FX)[All Mine], 201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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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청량하게 살기


가끔 왜 내가 사서 고생을 하고 있지, 라고 느낄 때가 있다. 누군가를 위한 내 순수한 의도가 발동되는 순간들이 있다. 밤을 새워서 몸이 정말 피곤한 상태에서 지인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평소에도 공모전 PT, 자기소개서 피드백 등을 부탁했던 사람이기에 오랜만에 온 연락에 흘러갈 대화 주제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형식적으로 나에게 맞춘 주제 거리 다음에 이어지게 될 대화 주제에 대해서. 인턴 지원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 사람의 말에 나는 밤을 새 일을 하고 온 상태에서도 노트북을 켰었다. 자기소개서의 흐름에 대한 생각과 그 생각에 따른 내 피드백을 2~3개 구체적인 예시글과 함께 보냈다. 옆에서 왜 안 자냐는 룸메이트의 말에 나도 스스로 참 궁금했던 것 같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그냥 누군가의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 중요한 일에서 나의 작은 도움이 어쩌면 절실한 도움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국엔 그 사람을 위해서였지만 가끔 발동되는 이런 내 순수한 의도가 있음에 다행이라고 느꼈다. 아직 바라는 대가가 없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좋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24시간을 넘게 자지 못한 상황에서도 도움을 주고 나서야 기분 좋게 잠들었다.

하지만 이런 순수한 의도에 '기대'가 생기는 순간 동시에 서운함이 생긴다. 최근에도 전화로 안부를 물어보다가 최근 유행하는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물어봤던 그 사람. 그때 그 사람은 나에게 '이거 물어보려고 전화한 건 아니고.'라고 말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은 아무 생각 없던 나에게 '이거 물어보려고 전화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자리 잡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했던 연락에서 나는 처음으로 돌아섰던 것 같다. 순수한 의도가 순수히 철저하게 무시당했구나,라고 생각했다. 나의 순수한 의도를 넘어서 내가 책임져야 하는 영역까지 건드리는 말에 나도 모르게 냉소적인 태도로 변해버렸다.

연락을 받지 않는 나에게 두 번의 전화가 왔었다. 그리고 며칠 뒤 내가 먼저 연락을 했다. 화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건넸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건넬 수 있었던 이유는 '기대'를 버렸기 때문이었다. 기대를 버리니 청량한 태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내 기분을 망치는 '기대'는 없애버리자. 순수한 의도로 할 것이라면 순수한 의도만 남겨두자. 순수한 의도만을 남겨두고 앞으로 갖게 될 기대의 가능성을 차단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쿨해졌다. 조금 더 청량하게 사는 방법, 이제 알겠다.

Oh-oh-oh-oh-oh All mine. All mine 온 세상이. -fx, All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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