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에 할 수 있는 것들. 스치는, 20160614
71/365-정키(Jung Key)[LISH-스치는_feat.양다일], 20160614
-스치기에 할 수 있는 것들
스쳐간다. 다들 스쳐간다. 지금 곁에 있는 것들도 언젠가 돌아봤을 땐 스쳐간 일이 될 수도 있다. '스치다'만큼 이중적인 해석이 되는 단어가 있을까 싶다. 나는 내가 어떤 감정에 심각하게 몰두하지 않길 바랬던 적이 있었고 "이건 스치는 감정이야, "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게 반복되길 여러 번, 감정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스쳐 지나갈 일이야"라는 말에 휘둘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꺼내지도 못한 솔직한 감정을 다시 집어넣고 숨겨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감정에 솔직한 게 어때서. 순간적으로 빠지는 감정만큼 내 깊숙한 곳을 잘 말해주는 게 있을까?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기에 말하지 못하고 묻히는 감정들이 얼마나 많을지 가늠할 수가 없다. (계속 볼 사인데, 어색해지면 어떻게 해? 이런 고민들.)
학기를 마무리할 기말고사 기간이 한창인 지금 이 시기, 종강과 함께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어제 기말고사를 다 본 후 교실을 나오는 나를 따라나와 말을 건 사람이 있었다. 스치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스치는 감정이라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일단 꺼내 두기.
정키의 '스치는' 은 백지웅의 목소리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굉장히 차분하지만, 차분하기에 더 와서 박히는 가사들이 있었다. 정키는 '홀로'부터 '우린 알아', '내가 할 수 없는 말' (나는 이토록 뜨거운 순간_ feat.양다일 이 곡을 정말 좋아한다.) 까지 다양한 히트곡을 만들어왔다. 정규 앨범 이후 2년여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물론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는 있었지만 정키만의 특색을 면밀히 볼 기회는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 앨범 ‘LISH’는 정키의 변화한 모습이 담겼다고 한다. 보다, 덤덤하고 보다 세련될 수 있기를 바랐다는 정키. 내가 차분하다고 느낀 것은 바로 그의 이런 의도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스치는’은 정키가 대학생 때 작곡해 최근 다시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곡이 얼마나 될까. 앞으로도 더 자주 그의 곡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키 하면 프로듀서로서의 모습을 많이 느낄 수 있는데, 나는 그의 작업물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느낀다. 작업물도 프로젝트를 목표로 철저한 계획으로 실행하기보단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그의 작업물에서는 익숙한 조합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바라지 않아’ 뮤직비디오는 대학생 때 뮤직비디오 촬영을 계기로 친분을 이어온 이이경이 출연했고, ‘백지웅’도 이미 정키와 작업을 한번 같이 했던 아티스트다. 하지만 익숙하다 해서 결코 진부하지 않다. 여러 변화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정키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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