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무스와 토마토샐러드
장 보는 것이 무섭다. 몇 개 집으면 몇만 원이다. 일주일 이어진 장마가 끝났다. 하늘이 맑은 것을 확인하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하천을 따라 걷다 보니 홍제역 인왕시장 근처까지 가게 되었다. 보도블록으로 한 걸음 진출한 야채 바구니들이 보였다. 누런색 박스를 잘라 만든 입간판에는 가지 천 원, 아보카도 천 원, 버섯 천 원이라고 적혀있다.
다이소만 가면 마음이 편안하다. 무엇을 골라도 5천 원이면 해결할 수 있다. 천 원, 천 원, 여기가 채소류의 다이소구나! 그동안 비싸서 사 먹지 못했던 채소를 골랐다. 레몬, 아보카도, 가지, 버섯, 홍피망, 목이버섯 등등. 한 아름 안고 와 매대에 두었다.
아주머니는 계산을 시작한다. 하나, 둘, 셋.. 열셋, 열네 개. 열네 개면 14,500원.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고 배웠다. 다이아몬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으니 비싸고 회사 앞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공급이 많으니 1,500원이다. 그런데 이 채소가게 가격 정책은 다르다. 아침저녁 가격이 다르다. 오후 5시가 되면 오전 가격에 한 줄이 그어지고 새로 매긴 가격이 붙는다. 한 바구니 옆에 다른 바구니를 붙여 1+1을 하기도 하고, 만 천 원이면 '쿨하게' 만 원만 받겠다고도 한다. 채소마다 원가가 다를 것인데 가격은 천 원, 이천 원, 삼천 원, 오천 원, 딱 떨어진다.
아무리 봐도 채소가게 가격은 사장님 퇴근 시간과 판매자 편리성에 맞춰져 있다. 오후 6시가 되면 얼마 남지 않은 야채 바구니들이 길가 쪽으로 한 보 더 진격한다. 퇴근하는 사람들이 보지 않고 지나치기 어려운 위치다. 몇 시간 전만 해도 5천 원이었던 것이 3천 원. 길가에 내놓은 모든 야채가 사라져야 바구니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아주머니도 집으로 갈 수 있다.
장을 보고 와서 검정 봉지에 담긴 야채를 상위에 꺼내놓았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무지개다. 야채가게에서 두려움 없이 장을 보면 무지개 식탁이 만들어진다. ‘천 원의 행복’이 여기에도 있다.
이번 주말은 샐러드를 만들어야겠다.
채소에서 부족한 단백질은 병아리콩으로 만든 후무스로 대체할 예정이다.
[토마토샐러드]
재료
토마토, 피망, 각종 야채
드레싱 재료 :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발사믹식초
만드는 방법
1. 야채와 과일을 2~3cm 크기로 잘라준다.
2. 큰 볼에 모두 넣고 섞는다.
3. 올리브오일 2스푼, 발사믹 식초 1스푼, 소금과 후추르 반티스푼 넣는다.
[후무스]
재료
병아리콩, 레몬, 큐민, 타미란(참깨소스), 생강가루 또는 강황가루(없으면 생략 가능하다), 올리브오일, 소금
만드는 방법
1. 6시간 이상 불린 병아리콩을 30분 이상 삶아 잘 으깨질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2. 믹서에기 병아리 콩을 준비된 소스 재료를 넣는다.
3. 레몬 1개 즙을 내서 넣어준다.
4. 큐민가루 1/3스푼, 참깨소스 한 스푼, 올리브오일 한 스푼, 소금과 약간의 생강가루를 추가한다.
5. 믹서기로 모든 재료를 곱게 갈고, 물을 반컵에서 한 컵 정도 부어 농도를 조절한다.
밥공기 3개 정도 분량의 병아리콩으로 후무스를 만들어 두니 넉넉하게 4번 정도 나눠서 먹을 수 있었다. 후무스는 토마토, 호박, 감자, 가지, 아보카도 등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먹기 직전에 올리브오일과 소금, 후추를 전체적으로 뿌려주면 전체 맛이 하나로 어우러져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샐러드로 먹는 게 지겨워질 때쯤엔 또띠아 한 장을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후무스와 토마토, 각종 채소를 넣고 말아서 먹으면 맛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후무스와 방울토마토 샐러드]
[후무스와 또띠아]
[후무스와 단호박 토마토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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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드시고
오늘도 건강하세요.
만드는 과정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