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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white Aug 09. 2023

비 오는 날은 토마토 양파 수프

양파를 자르면 눈물이 나는 이유


울고 싶을 땐 양파를 자르자

마음껏 울고 싶을 땐 양파를 자르자. 양파 3개 이상을 자르기 시작하면 두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양파에는 황 화합물과 알리나아제라는 효소가 있다. '칼'처럼 날카로운 것이 양파 속을 건들면 두 성분이 섞이면서 최루탄 물질인 프로페닐스르펜산을 만든다. 이 물질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 눈과 코에 들어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양파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장치를 가지고 태어난다. 하얗고 둥글둥글한 모습과 다르게 자신을 아프게 만드는 사람에게 최루탄 공격으로 눈물을 쏟게 만든다.


영화 <미이라>를 보면 이집트 파라오 무덤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탐험가들 동굴에 들어간다. 파라오는 죽기 전, 외부 친입자가 들어올 것을 대비하여 함정을 만들어 두었다. 금과 보석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혼비백산 도망간다.


양파와 나 사이 칼 끝에서 끊임없이 최루탄 뿜어져 나오지만 도망갈 수 없다. 카레, 된장국, 파스타, 피자, 오이무침. 이 단계를 거쳐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자기 보호를 위해 자극적인 물질을 만드는 식물은 더 있다. 고추 캡사이신, 커피 카페인.

모두 '도망가지 못하는 식물'들이 가진 무기다. 그런데 매운맛, 쓴맛 모두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다. 맵고 쓴 맛에 우리는 심지어 '중독'되는 걸 좋아한다.


공격을 위한 화학물질이 오히려 '기호식품'이 되었다.

10분가량 눈물을 흘리고 충혈된 빨간 눈을 찬물로 씻는다.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카라멜라이징.


양파를 갈색으로, 카라멜라이징

양파는 약 90% 수분과 10% 당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날 것으로 먹으면 알싸하고 맵다. 그런데 열을 가하면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변한다. 이것을 ‘카라멜라이즈, 카라멜화반응(caramelization)’이라고 부른다. 설탕에 열을 오래 가하면 갈색 '뽑기'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얀색 양파를 30분 이상 프라이팬에서 휘저으면 짙은 갈색 크림처럼 변한다. 이렇게 볶은 양파를 설탕대신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갈색 양파에 물을 붓고 치즈를 얹으면 브런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양파 수프가 되고, 냉동고 얼음용기에 얼려두었다가 한 조각을 따뜻한 물에 녹이면 달콤한 차가 된다.


[토마토 양파 수프 만드는 법]

30분 정도 약한 불에 볶으면 양파는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토마토 양파수프는 볶은 양파에 토마토를 추가하여 붉게 만든 것이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고 치즈를 뿌린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두었다가 아침과 저녁 야식으로 먹어도 좋다.

[재료]

양파 8개 (양파 한 개에 1~2개가 1인분)

토마토  6개

월계수잎 4장

마늘 4개

소금과 후추

치즈 *좋아하는 치즈를 선택하면 됩니다.
 

[만드는 방법]

1. 양파를 크게 잘라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30분 이상 볶는다

2. 6 등분한 토마토를 넣는다

3. 믹서기로 갈아준다.

4. 물 500ml 와 월계수잎, 마늘을 넣고 10분간 끓인다.

5.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6. 먹기 직전에 치즈를 뿌려 먹는다.


 

월계수잎과 마늘, 다시마, 물을 넣고 15분 정도 더 끓인다.
완성된 토마토 양파 수프.  좋아하는 치즈를 뿌리고 바게트를 곁들여도 좋다.


양파가 애매하게 남아있다면 양파수프를 만들어보자. 긴 장마로 몸이 지쳤을 때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열을 가한 토마토는 영양성분이 상승하고 양파는 오랜 시간 끓여 각종 유효 성분이 응축되어 있다. 심지어 이 수프에는 설탕,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식물이 스스로 맛을 내는 요리다.


한참 눈물을 흘리고 만든 양파 수프를 먹으며 떠오른 생각은.


그래서 누가 나를 공격하면 나를 보호하려
모진 말로 양파처럼 최루탄을 쏘는구나.



만드는 자세한 과정은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https://youtu.be/_qbVrYpTg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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