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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깥 Mar 01. 2017

Merchant Savior or Slayer?

트레바리 넥스랩24 1612 <알렉사-상거래 권력의 이동>

*알렉사, 너의 정체는 뭐니?

'오가닉 미디어'를 쓴 윤지영 박사는 알렉사를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터페이스인 '말(spoken words)의 귀환'이라고 본다.(https://organicmedialab.com/…/what-is-interface-from-keybo…/) 인터페이스를 '개체 간 관계를 생성하는 것'으로 넓게 정의했을 때, 인류의 인터페이스는 말에서 시작해 글, 책, 키보드, 메신저라는 복잡한 진화를 거쳐 다시 말로 돌아온 것이다.


기술이든 유행이든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우상승 그래프가 아니라 나선형 흐름에 가까운 것 같다. 어떤 본원에서 출발해 작용-반작용을 거치며 돌고 돌다가, 어떤 시점에서 그 나선이 깨지거나 확대되며 새로움을 경험한다. 말하는 행위를 하지만 그 대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익숙하면서도 새로움과 어색함을 느끼는 것이다.  


*아마존은 무섭다

위 논지를 이어가면 알렉사는 소비자가 아마존 생태계를 경험하는 하나의 매개체다. 아마존 웹사이트나 앱이 아니라 좀 더 생활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매개체다. 알렉사를 그저 두려운 기술덩어리로 느끼지 않는다는 대목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것이 하나의 습관이 될 경우 나의 행위 이면에 어떤 시스템이 굴러가는지는 더이상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명품과 아마존 사이의 이질감이 알렉사를 매개로 함으로써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아마존은 아마존 웹사이트와 앱을 뛰어 넘어 아마존 생태계로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 같다. 그 방법으로서 알렉사,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고'와 같은 새로운 매개를 두고 자연스럽게 아마존 라이프를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 뒷단에 엄청난 데이터를 수집, 분석, 고도화하는 작업과 물류 체계까지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아마존은 '보이는 것'들에서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을 추구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상거래업체, 플랫폼 서비스에서 최대한 많은 오브젝트를 들여오고, 보기 좋게 UI를 개편하고, 이벤트로 앱 다운을 유도하는 등 '보이는 것'에서 '보이는 힘'을 추구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마존의 행보가 더 무섭다.


*그래서 Merchant Savior or Slayer?

전체 상거래 비즈니스를 볼 수 있는 통찰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그냥 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겪은 '상거래 경험'만을 놓고 생각해보자. 아직도 불편한 점이 곳곳에 있다. 생수와 휴지가 떨어졌을 때 정말 귀찮다(자취인이라면 공감하실 듯). 옷 살 때 고르는 일은 스트레스다. 몇 인치라고 사이즈 표기해줘도 어렵다. 나의 취향과 트렌드에 맞게 알아서 추천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체형에 맞게 사이즈도 추천해주고, 수선까지 알아서 해주면 당장에 충성 고객이 될 것 같다. 소비자의 구매 행위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지만 물건을 산다는 표면적 행위는 아직 유효하다. 따라서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활용한 추천의 고도화, 구매 절차의 간소화처럼 표면적 행위 자체를 편리하게 하는 흐름을 거부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판매자의 입장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자. 거대한 아마존 생태계로의 편입은 소비자와의 연결을 확대하고자 하는 니즈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첫 모임에서 논의했던 것처럼 아마존의 전략 이면에는 파괴적 속성이 있기 때문에 선택권 제한 등의 역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더 탐나는 부분은 데이터다. 소비자의 문제를 '물건이 부족해서', '없어서', '갖고 싶어서' 등으로 정의하면 해결책 역시 뻔해진다. 아마존의 여러 매개체를 통해 다각도로 세밀하게 측정된 데이터는 TA와 RA의 문제를 보다 날카롭게 정의할 수 있다. 그러면 문제의 해결책도 날카로워진다. 'Lavazza'의 사례에 더해 이러한 상상을 해본다. 굳이 Slayer라고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물론 아마존이 데이터를 얼마나 제공할지가 관건이겠지만..



#What We're Reading

1. How Predictive AI Will Change Shopping

https://hbr.org/2016/11/how-predictive-ai-will-change-shopping

2. The Secret Power Of Amazon's Dash Buttons: Not Sales, But Data

https://www.fastcompany.com/3061546/Amazon-dash-buttons

3. Amazon’s Alexa – Merchant Savior Or Slayer?

https://www.linkedin.com/pulse/amazons-alexa-merchant-savior-slayer-karen-webster



#트레바리

http://treva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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