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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깥 Aug 16. 2016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3기를 시작하며

16.08.16 첫 번째 만남

3기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넥저)이 시작되었다.


2기 넥저와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훌륭한 꿈을 키워가는 플레이어들의 결과물을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의 역할은 저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자위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부러움을 달래곤 했다.


갈증이 왔다. 매우 심했다.

수돗물을 몇 바가지 들이부어도 풀리지 않을 정도였다.


흔히 플랫폼 사업자는 막강한 힘을 가진다고 하지만, 미디어, 더 좁게는 뉴스로 범위를 한정했을 때 자체 콘텐츠를 갖지 못한 플랫폼 사업자는 생각보다 활동 영역이 좁다. CP들은 견제하고, 정부는 규제하고, 이용자는 매서운 회초리를 든다. 그래서 점점 조심스러워 지고 스스로 활동 영역을 줄인다. 변화가 사라진다. 매출과 이익은 떨어지고 인력의 비효율이 지적된다. 그런데 혁신을 외친다.


나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며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혁신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실험들, 때론 실패할 줄 알면서도 내딛는 걸음을 통해 혁신은 축적되는 것이라 본다. 그러나 현재는 작은 실험을 할 수 있는 리소스와 체계가 전혀 없다.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본다.


나 자신에 대한 답답함도 있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뭘까? 이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했고, 소위 시니어들을 흉내내려는 함정에 빠져 있었다. 강정수 박사님의 미디어오늘 인터뷰를 읽으며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요즘 잘 나가가는 유튜브 크레이이터 중에 만드는 사람은 20대인데 자칫 아재 성향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타겟 오디언스가 누구인지 착각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아니지만 무척 공감되는 말이었다.

그래, 나는 20대였지.. 물론 애초에 통통 튀는 밀레니얼 감성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20대였다. 일을 잘하는 흉내를 내려다 보니 반대급부로 내가 해야하는 일에서 멀어지고,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를 체감적으로(주위의 감사한 직언 덕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답답했다.


젊은 자극이 필요했다.

3월 이후로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 짜릿함.

그래서 넥저를 택했다. 물론 지원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생략하고..


결국 시작했다.

약 40여명이 모인 강연장을 쓱 둘러본다. 이런 만남은 언제나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준다. 전혀 근거 없는 이상한 믿음이 하나 있다. 이렇게 모인 친구들은 적어도 10년 뒤에는 미디어 업계에서 다시 만날거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이 친구들의 현재가 궁금하고 두렵기도 하다. 역시나 무척 다양한 베이스를 지니고 있었다. 2주 뒤에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직 잘 상상되지 않는다.


2주 뒤 나는 어떤 모습일까? 휴가를 다 때려넣어 신청한 이번 프로그램을 어떻게 마무리했을 때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한 명의 좋은 파트너, 한 분의 좋은 멘토, 하나의 날카로운 인사이트. 이 셋만 얻을 수 있다면 그래도 2016년 나의 여름이 괜찮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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