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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모 Mar 16. 2020

싱 스트리트:For brothers everywhere

싱 스트리트의 무대가 되는 1985년의 아일랜드는 유례없는 경제 대공황을 맞아 청년들은 런던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실업률은 최고로 치솟을 때였습니다. 주인공인 15살 코너의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죠. 부모님은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이혼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코너는 그 사이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었죠.



어려운 상황에 코너는 싱 스트리트(SYNGE STREET)에 있는 크리스천 브라더스 미션 스쿨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미션 스쿨인지 불량 학생들을 모아둔 곳인지 모를 학교에서 코너는 학교의 험악한 분위기와 다르게 샌님처럼 보였고 교내 학생들에게 무시당했습니다. 그러던 중 교문 밖에 서있던 ‘라피나’를 본 것은 한 줄기 빛과도 같은 것이었을까요. 홀린 듯 라피나에게 다가간 코너는 자신이 모델이라는 그녀의 말에 자신의 밴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달라고 말을 합니다. 그렇게 그녀와 헤어진 코너는 프로듀서가 되어 버린 대런과 밴드를 함께 할 사람들을 구하러 다닙니다.




사랑을 위해 시작되어 결성된 밴드가 ‘싱 스트리트(SING STREET)’. 에먼이 밴드 이름을 싱 스트리트라고 하자고 했을 때, 친구들은 싱 스트리트(SYNGE STREET)를 떠올렸을 겁니다. 곧장 에먼이 ‘싱 스트리트 몰라? 싱(노래하자), 스트리트(거리에서)’라고 말을 하자 그제야 모두 이해하는 분위기였죠.



우리의 15살 때를 기억해보면 정확하게 ‘중2병’이라고 불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손에는 흑염룡이 날 뛰고 누군가의 사고는 흑화 하기 딱 좋은 시기의 증거물을 남겨 놓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지 싶어요. 그런데 ‘싱 스트리트’는 그들의 15세를 무려 ‘뮤직 비디오’라는 기록으로 남겨 놓습니다. 멋 훗날, 나이가 들고 성숙해진 싱 스트리트 멤버들이 과거의 뮤직비디오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뮤직비디오는 그렇다 쳐도 그들이 만들고 연재하는 노래는 무척 좋았습니다. 코너가 작사를 하고 대부분의 작곡을 에먼이 하면서 만든 노래에는 코너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라피나를 처음 만나고 만든 ‘The Riddle Of The Model’부터 갈색 신발을 신지 말고 검은 신발만 신으라고 하는 교장을 위한(?) ‘Brown Shoes’ 그들이 만든 곡은 하나하나 작품이 되어 갑니다.


집을 내놓았어요...


하지만 코너에겐 모든 상황이 힘들기만 합니다. 밴드를 하며 개성을 찾기 시작하는 코너가 화장을 하고 학교에 갔을 때, 교장은 화장한 그의 얼굴을 씻으라고 ‘명령’하죠. 끝내 교장은 코너의 얼굴을 강제로 씻겨 버립니다. 그리고 라피나는 남자친구와 런던으로 떠났고 부모님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기만 합니다. 어머니는 다른 남자(토니)와 사랑에 빠졌고, 아일랜드에선 이혼이 불법이기에 어머니는 당분간 토니의 아파트에 들어가 살게 될 텐데 코너 그리고 형과 누나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따라 나눠져 살게 될 처지였죠. 그런 상황에서 코너에게 늘 든든한 형 브랜든이 끝내 폭발해 코너에게 화를 냅니다. ‘네가 가는 길은 내가 먼저 갔던 길이고 내가 갔어야만 길’이었다면서 말이죠.




‘싱 스트리트’가 강당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코너는 상상을 합니다. 싸웠던 부모님이 사이좋게 입장하고 그의 형도 그를 보러 오고 라피나도 왔고 주변의 관객들은 모두 자신과 밴드를 위해 춤을 춥니다만 현실은 적막함이 감도는 강당일 뿐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코너는 라피나의 집에도 가보고 찍은 뮤직비디오를 보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합니다. 그러던 중 런던으로 떠난 줄 알았던 라피나를 보게 되죠. 그리고 라피나와의 대화에서 아직 라피나가 자신을 어리기만 한 소년으로 보는 것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공연 준비에 힘을 쏟게 됩니다.


자신이 노래를 한다고 부모님이 함께 올 거란 것도 브랜든이나 라피나가 올 거라고도 생각을 하지 않지만 코너는 최선을 다해 노래합니다. 그리고 코너가 지난밤 라피나를 떠올리며 라피나의 집에 맡겨뒀던 테이프 ‘To Find You’를 들은 라피나가 공연장에 방문한 것은 마침내 소년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코너는 공연이 끝나고 라피나와 함께 뛰쳐나가 당장에라도 런던으로 가기 위해 형 브랜든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브랜든은 자신이 가지 못했던 길을 가려는 동생의 모습에서 자신을 투영했던 걸까요. 동생이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 바다를 건너간다고 하지만 자신이 못 했던 걸 동생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든은 할아버지의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 런던에 가겠다는 그들의 계획을 돕습니다.


환호하는 브랜든을 뒤로하고 마침내 보트를 타고 떠나는 그 둘은 얼마 가지 않아 비를 맞이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환희에 넘칩니다. 때마침 거대한 배가 그들을 지나고 탑승하고 있는 승객들과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까지 하죠. 그런 코너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마친 영화는 끝내 그들의 뒷이야기까지 보여주지 않은 채 끝맺게 됩니다.




누군가는 코너의 행동이 철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딱 중2병이라고 불릴 만한 나이에 여자를 위해 밴드를 만들고 노래를 하며 바다를 건너 런던으로 향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는 사랑을 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미래주의자’였습니다. 처음엔 멋모르고 내뱉었던 그 말이 현실이 되었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지만 망망대해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뛰어들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코너의 얼굴을 뒤로한 채 감독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세상의 모든 형제들에게(For brothers everywhere)’ 이 영화를 바친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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