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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모 May 06. 2020

딸에게 들려주는 흑인의 역사 리뷰


주연: 케빈 하트, 사니야 시드니, 릴 렐 하워리

장르: 코미디·가족, 영화·실화 바탕, 미국 영화


이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역사를 들을 시간이다.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발굴한 미국 역사 속 놀라운 흑인 영웅들의 이야기. 신개념 역사 코미디 스페셜이 시작된다.


딸에게 들려주는 흑인의 역사는 1시간 3분에 달하는 미국 영화다. 2019년에 개봉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Kevin Hart`s guide to black history’로 직역하면 '케빈 하트의 흑인 역사 안내서' 정도가 될 것이다. ‘딸에게 들려주는 흑인의 역사’는 극 중 케빈 하트가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진행되기에 이에 맞춘 의역이다.


케빈 하트의 딸이 백인 남자친구와 함께 ‘노예 12년’을 보고 남자친구의 젖꼭지를 꼬집을 정도로 분개한 모습을 보며 위대한 흑인을 한 명씩 소개해 준다. 헤리엇 터브먼. 헨리 브라운, 프레드릭 더글라스. 로버트 스몰스, 매튜 핸슨, 로버트 존슨, 메이 제미슨, 조지 스펙, 미도우다크 레몬, 조 루이스, 제시 오언스, 조세핀 베이커, 베시 콜맨, 비비안 토마스, 윌리엄 틸만,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역사에서 크게 이바지한 흑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정말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굉장히 재미있는 연출이 특징이다.


초반은 코미디언답게 위대한 흑인 위인들을 코미디로 재현하며 딸의 흥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 소개하다가 중반부에 이르러 인형극으로도 설명해 주는 등 영어 제목처럼 단순한 giude가 될 뻔한 영화를 여러 편의 코미디와 같은 구성으로 연출함으로써 관객에게 정말 아빠가 딸에게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다만, 흑인이 아니라면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깊이 몰입할 수 없을 것이다. 보다 보면 흑인의, 흑인을 위한, 흑인에 의한 영화라는 느낌만 남는다. 영화 자체가 교육적인 내용을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것처럼 보이며 이는 확실히 달성했을 것이다. 흑인이나 흑인 위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편의 코미디를 보면서 흑인과 위인을 알 수 있을 테고, 흑인들은 자신의 색깔에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흑인이 아닌 입장으로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역시 위인들은 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왔다는 것과 동시에 나도 삶에 최선을 다해 작은 족적이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처럼 재미있게 영화로 만들거나 백인·흑인의 황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다루는 영화가 나와도 좋을 것 같다.


(오리엔탈리즘이 황인에 대한 서양인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동·서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동양에 대한 멸시와 마치 동양인은 현실에 없는 환상적인 존재라고 정의한다. 이는 서양 판타지에 등장하는 오크와 같은 이종족들처럼 표현하거나 뮬란과 같은 영화에도 나와 있다)


‘딸에게 들려주는 흑인 이야기’는 흑인에 대해 알고 싶고 인종차별에 대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만하다. 다만 바보같이 나오는 딸의 백인 친구와 그의 아버지, 젖꼭지가 꼬집히는 등 화풀이 대상이 되는 친구 등 흑인의 백인에 대한 역차별 요소가 있어 눈살이 찌푸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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