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모 Sep 14. 2020

주말에는 쉬어 갑니다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프리랜서라고 주말까지 일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제가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었을 거예요. 프리랜서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지 않느냐 하는데, 일정한 패턴이 없으면 삶의 균형이 망가지는 건 금방입니다. 제가 일하는 패턴은 일반적인 직장(9to6)을 다니시는 분들과 비슷한데, 집에서 일하는 것과 쉬는 시간을 제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정도일 것 같네요. 하지만 그마저도 얼마나 일을 하느냐에 따라 벌이가 달라지기에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할 때도 있고, 일이 없어 쉬기 싫은데 강제로 쉴 때도 있습니다.


 평일에 쉬는 시간이 있다고 해도 주말에는 꼭 휴식할 수 있도록 평일 스케줄을 조정하는 편입니다. 글에도 쉼표나 마침표가 없는 글은 굉장히 읽기 불편하고 긴 호흡에 읽다 지쳐버릴 수도 있는 것처럼 제게 주말은 쉼표와 같습니다. 쉼표를 찍지 못하면 그만큼 매우 힘겨워지고 금세 지쳐버립니다.


 그렇기에 주말에는 최대한 쉬려고 하는데, 쉴 때는 주로 사람을 만나거나 방에 틀어 박혀 있습니다. 요즘 사람 만나는 건 조심스럽기에 보통 방콕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죠. 평일에도 집에만 있다 보니 주말에라도 꼭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만 요즘은 익숙해졌는지 방콕 생활 나름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최고는 침대에서 하루 종일 뒹구는 것입니다. 집에서 일하다 보니 침대의 소중함을 모를 수도 있겠으나 평일에도 자기 전에는 최대한 멀리하게 됩니다. 침대에 눕는 순간 일도 끝나버려요. 그만큼 침대가 주는 달콤함은 일할 때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반대로 쉴 때 침대는 정말 천국입니다. 특히 추운 날 장판 켜고 이불속에 들어가 있으면 하루 종일도 잘 수 있습니다. 아침도 느지막이 일어나 해결하고 다시 누워 낮잠을 자다 보면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어스름한 빛에 어느 순간 눈을 뜨게 되는데, 회색 빛이 되어버린 천장이 보고 있자면 묘하게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입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휴대폰을 더듬거려 찾아서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립니다. 가만히 누워 폰만 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저녁이 되어 있죠. 충전 중인 배터리처럼 하루 종일 이불속에서 뒹굴며 평일에 사용할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저처럼 에너지를 회복하는 분도 있겠지만 충전 방식은 무척 다양합니다. 밖에 나가 아름답고 상쾌한 자연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거나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 한잔 혹은 취미생활을 하며 회복하는 경우 또는 애인을 만나 따뜻한 온기로 회복하시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이렇게 에너지를 충전하면 평일 중에는 느껴보지 못하는 행복감을 줍니다. 고생하고 난 휴식이기에 더욱 달콤하고 기분 좋은 행복감이죠.


 워라벨이라는 말처럼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질 때 삶의 질이 올라갑니다. 30대는 보통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적 시기에 가정을 꾸리는 때이기도 하지만 일과 삶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게 스트레스 요소일 뿐입니다. 스스로가 스트레스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균형 맞춘 생활을 잘해야 합니다. 에너지를 가득 채운 배터리가 오래가는 것처럼 주말의 휴식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그러니 최소한 주말만큼은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자신만의 시간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말에 그럴 수 없는 환경에 있다면 언제가 되었든 꼭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