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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모 Sep 12. 2020

사랑해도 되나요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20대 초중반까지의 연애는 불처럼 타오른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매일이 뜨거웠고 만나도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초중반까지의 연애는 참 많은 것이 부족했는데, 매일 만나 좋았고 또 그만큼 행복했지만 돈이 부족해 때론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기 어려울 때도 있었고 둘만 붙어 다니다 보니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20대 연애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시의 연애는 무척 행복했습니다. 중고등학생의 연애와는 다르게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이성의 진심 어린 관심과 애정을 받아봤고 서로에게 집중하다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상대방에게 빠져들 수 있었죠.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었습니다. 그 끝이 결혼이면 참 좋겠지만 그 시절의 연애는 헤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네이버 웹툰 '백수 세끼'를 보면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습니다. '백수 세끼'는 주인공 재호와 20대 초에 만난 수정이의 연애 끝자락에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20대 초에 만나 20대 후반이 될 때까지 사귄 과 CC였지만 결국 이별을 하게 되는데, 겉으로 보이는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 었습니다. 커다란 벽이 된 현실은 그들을 갈라놓으려 했고 균열은 현실적 상황뿐 아니라 둘의 마음까지 갈라놓았습니다.


 20대 초 처음 사귈 때만 해도 서로만 보이던 세상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희뿌연 안개가 걷히는 것처럼 주변 환경이 드러내는데. 가까이는 둘의 관계부터 멀게는 사회환경 등의 현실이라는 거대한 숲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시기가 보통 20대 후반쯤부터 시작되는데,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빨리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에 뛰어들고, 높아 보였던 학교 선배들보다 더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회의 선배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에 대한 감각이 좀 더 빨리 깨어날 수밖에 없게 되죠. 남성 역시 군대로 인해 좀 더 늦게 졸업 하하지만 졸업 후 대개 사회로 진출하게 됩니다.



  사회로 나선 사람이라면 낭성이든 여성이든 보다 넓은 세상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수정이가 7년 동안 재호를 만났지만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백수인 재호를 보면 걱정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물론 작품 속에서 헤어진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콕 짚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7년을 사귀면서 상대방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문제는 언제고 서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미 그때는 서로밖에 보이지 않던 시기가 지나간 겁니다.


 수정이와 재호처럼 20대의 끝은 그런 시기입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과 걱정을 한 아름 안고 맞이하는 게 30대예요. 오히려 요즘엔 혼자 사는 게 편하다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연애 세포가 완전히 죽어버린 건 아닐 것입니다. 마음은 20대지만 연애를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인 거죠.


 30대의 연애는 좋게 말하면 참 조심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내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면 골치 아파질 텐데, 관심을 드러내는 내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어떡하냐, 내 관심을 안 받아주지 않을까, 내가 경제적으로 부족한 건 아닐까, 어딜 가서 사람을 만나나, 만약 만나다가 헤어지면 힘들 수 있는데... 하는 등 온갖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히지만 결국 혼자가 편하겠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연애는 도전하지 않으면 시작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연애가 하고 싶다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거예요. 만날 사람이 없다면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보고, 관심 있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말이라도 건네 보고, 경제적으로 부족하든 아니든 만나면서 함께 미래를 이야기해볼 수도 있습니다. 혹여라도 과거의 연애 때문에 상처가 큰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겠지만... 하림의 노래처럼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 잊히기 마련입니다.


 현실의 벽과 모진 풍파를 맞으며 되어 버린 30대이지만, 30대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고려하되 서로만을 바라보는 연애,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연애, 무엇보다 내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면, 20대처럼 뜨거운 사랑이 아니더라도 따뜻하면서도 성숙한 사랑으로 보다 깊은 충족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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