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포켓몬스터를 좋아하던 포켓몬 팬으로서 포켓몬스터 게임도 3세대까지 즐겼고 레츠고 시리즈와 다른 작품들도 겸사겸사하기 위해 닌텐도 스위치까지 구매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말에 나올 소드, 실드도 기대하고 있기도 하죠. 저와 같이 포켓몬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소위 포덕이라고 불리는 포켓몬 팬덤에게는 이번 실사화 영화는 제법 인상 깊게 남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명탐정 피카츄의 정보
포켓몬 팬이라면 의리로라도 봤을 이번 작품은 일본의 동명 게임 닌텐도 3DS '명탐정 피카츄'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배역은 무려 데드풀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피카츄 배역을 맡았고 저스티스 스미스가 주연 팀 굿맨 역을 그리고 여주(여주인공) 루시 스티븐스 역할을 캐서린 뉴튼이 맡아서 연기했습니다.
놀랍게도 피카츄의 목소리를 우려했던 많은 팬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원작 게임에서도 피카츄의 목소리가 중년의 남성이라는 것. 원작의 스토리 라인은 어느 정도 따라가나 주인공이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뀌었다거나 영화적 스토리 진행을 위해 여주와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어느 정도 넣었거나 하는 등 영화로 각색하며 같은 점도 다른 점도 많이 있습니다.
명탐정 피카츄의 스토리
스토리는 어느 정도 원작 게임의 흐름을 따라갔다고 하는데 사실 스토리 자체적으로 큰 매력은 없어요. 그냥 포켓몬 보는 재미로 봐도 충분히 흥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처음 뮤츠가 나오는 장면은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극장판 1기 '뮤츠의 역습'을 오마주 한 것이며 외에도 여주인공의 복장이 포켓몬고의 여주인공의 복장과 동일하다거나 포켓몬스터의 1세대 히로인 이슬이의 포켓몬 고라파덕이 여주의 파트너인 것, 중간 포켓몬 배틀이 나오는 장면에서 흡사 '레드'와 유사한 트레이너가 포켓몬 배틀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 등 포켓몬 팬들에겐 무척 기념비적이고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오마주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만 보자면 처음 피카츄가 아버지 해리 굿맨의 집에서 주인공 팀 굿맨과 마주치는 장면은 어떤 스포일러도 보지 않고 갔던 제가 바로 피카츄는 해리 굿맨이라는 것을 알아챌 만큼 추측하기 쉬웠고 메인 빌런이 하워드 클리포드가 될 것이라는 것도 쉽게 알아챌 수 있을 만큼 허술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워드의 업적을 광고하고 때려 박는데 '아 얘는 누가 봐도 메인 빌런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죠. 오히려 쉬운 스토리로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스토리를 굳이 이해할 필요 없이 귀여운 피카츄와 성공적으로 실사화된 포켓몬들을 보는 재미가 훨씬 커졌으니까요.
성공적 실사화
이번 영화 최고의 수훈은 역시 성공적인 실사화입니다. 명탐정 피카츄와 같이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제작 중인 소닉은 실사화 실패로 욕을 많이 먹고 있죠. 소위 불쾌한 골짜기를 넘기지 못해서 사람들이 거부감을 심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면 명탐정 피카츄는 그 선을 정말 잘 지켰다고 생각해요. 내루미를 보면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테지만 내루미의 날름 거림은 정말 잘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마임맨의 마임은 진짜 재밌었어요. 마임맨의 살아있는 마임과 재치 있는 동작, 그리고 마임맨의 특징을 잘 살려 마임맨을 공략하는 것까지 좋았습니다. 개굴닌자, 토대부기, 푸린, 리자몽, 갸라도스 등의 실사화 역시 무척 좋았어요. 그리고 영화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1세대에 주로 등장하는 고라파덕의 파덕~ 하는 소리, 푸린의 노래, 지우의 파트너 리자몽의 등장 등 영화 초반에는 포켓몬스터 1세대나 애니메이션 초반만 즐긴 사람도 쉽게 영화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차츰 세대를 거쳐오며 인기 있는 포켓몬을 보여주면서 익숙하게 해주며 영화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죠.
현재 진행형
명탐정 피카츄는 한국 기준 5월 10일에 개봉하여 아직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전국적으로 상영관 수가 많이 줄었지만 개봉 당일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빼앗았으며 5월 24일 북미 수입 1억 달러를 넘긴 게임 원작 세 번째 영화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관객 약 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나름의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이긴 하지만 초반 로튼 토마토 지수가 66% 정도로 썩은 토마토만 받던 게임 원작 영화 중 최초로 썩은 토마토를 벗어난 영화가 되었고 부정적인 평론가들에 비해 관객들의 평가도 호의적입니다.
영화의 후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인 입장으론 나와줬으면 하네요. 2편이 나온다면 부실한 스토리를 충분히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영화가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이유는 포켓몬이라는 IP, 성공적인 실사화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실사화를 걱정했던 팬들이 실사 화가 잘 된 모습을 보고 스토리를 무시할 만큼 호의를 가졌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스토리도 딱 킬링 타임용 정도는 되거든요. 하지만 후속편이 나온다면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제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실사화 보다 스토리를 더 찾을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로 영화 쿠키는 없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스텝롤은 포켓몬스터 본가 일러스트레이터 스기모리 켄이 직접 참여했다고 하니 꼭 보고 퇴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화 속 인물과 포켓몬을 본가만의 화풍으로 멋지게 그려냈어요.
포켓몬스터의 팬이자 영화의 팬으로서 명탐정 피카츄의 실사화는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성공적인 실사화에 어느 정도 성공도 거두었으니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망한다는 공식도 깨버렸을 뿐 아니라 안 될 것 같았던 실사화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었어요(소닉은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