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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모 Jun 17. 2019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하지 못한 MIB(스포O)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하 인터내셔널)은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환상적인 콤비를 보여준 맨 인 블랙의 스핀오프를 한 작품입니다. 전작의 주인공인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가 없는 인터내셔널은 토르 라그나로크(Ragnarok)와 어벤저스(Avengers)에서 호흡을 맞춘 햄식이 크리스 햄스워스와 발키리 테사 톰슨이 파트너가 되어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을 물리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맨 인 블랙 전작의 흔적과 차이점

  인터내셔널은 전작의 설정을 가져와 주인공을 바꿔 새롭게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작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었죠. 블랙 슈트, 강아지 퍼그, 작지만 몰려다니는 갈색의 외계인들, MIB로 가는 방법,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무기 등 전작과 유사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거기서 더 발전한 것도 있는데 사고 현장을 왜곡시켜 주변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거나 자동차를 이용해 무기를 꺼내는 방법 등 색다른 장면도 있었습니다.

  제목이 인터내셔널인 만큼 전작들과 다르게 지구를 돌아다닙니다. 전작 맨 인 블랙 시리즈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만을 다뤘지만 이번 인터내셔널에서는 뉴욕 지부를 벗어나 런던 지부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런던 외에 파리, 무기상이 사는 섬, 동남아의 한 도시 등... 흠... 제목에 비해 그리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는 않네요. 유일하게 눈에 띄었던 것은 뉴욕에서 런던으로 이동할 때 탔던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위장하려고 허름한 지하철처럼 보였지만 출발할 땐 미래 기술을 탑재한 기차로 변신하고 빠른 속도로 지구 반대편 런던에 도착하죠.



양성평등 코드

  주인공이 온통 맨(Man)이었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 작품에서는 우먼(Women)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전작에서는 조연이거나 빌런이었던 여성의 역할이 주인공으로 바뀐 거죠. 주인공 에이전트M(테사 톰슨)은 어릴 때 겪었던 일로 인해 MIB를 찾아 나섭니다. 정체도 이름도 모르지만 MIB를 찾기 위해 자신의 힘으로 CIA와 FBI에 뛰어난 성적으로 합격할 정도였죠. CIA와 FBI도 물리친 그녀는 결국 자신의 힘으로 MIB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에이전트O(엠마 톰슨)는 그런 에이전트M에게 MIB는 사람을 뽑지만 에이전트M의 모습을 보고 기회를 주기로 하죠.

 영화 중간중간 관련된 개그 장면도 나옵니다. 에이전트O와 에이전트M의 첫 만남에서 에이전트M이 조직 이름인 Man In Black에 의구심을 가지자 에이전트O는 수차례 말해봤지만 바뀌지 않았다고 하죠.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에이전트H(크리스 햄스워스)가 자신들의 소속을 설명할 때 Man and Woman In Black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러고선 슬쩍 에이전트H를 바라보죠.



부족한 스토리 전개

  인터내셔널은 전작의 분위기를 살려내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영화가 어중간하게 되어버린 원인이 되었죠. 영화를 보신 분들은 느끼실 수 있을 텐데 영화가 굉장히 단조롭습니다. 나름대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이어진다고는 하는데 포인트가 없어요. 영화를 보며 몰입이 되어야 함에도 그냥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것처럼 영화에 힘이 없어요. 소소한 즐거움도 있고 볼거리도 있습니다. 다만 스토리 전개에 있어 부족한 개연성과 아쉬운 연출이 영화의 발목을 잡았죠.  

  스토리의 개연성이 너무 우연에 의존합니다. 에이전트M이 어릴 적 도와줬던 외계인이 알고 보니 무기상의 부하였다거나 에이전트M이 미국의 최고 기관의 프로그램을 해킹했는데 그걸 MIB는 모르고 있고, 에이전트H가 이상해졌다고 떡밥을 뿌리지만 사실 이상해진 게 하이브 때문이라고 회수하는 게 납득이 되지도 않고, 나름대로 영화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 스파이 폭탄을 하이T(리암 니슨)와 에이전트C에게 이리저리 돌리려고 하지만 결론은 너무 뻔하게 보였습니다. 혹시라도 통수의 통수가 있을까 기대하면서 봤지만 결국은... 그리고 에이전트M이 앵무새처럼 말하는 그 말을 다른 요원들이 듣고 왜 의문이 안 들었나 싶네요.



아쉬운 캐릭터 사용

  분명 모든 캐릭터가 무척 멋지게 표현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드는 생각은 ‘햄식이 여전히 잘생겼네’ 정도일까요. 모든 캐릭터가 그저 한 번씩 스쳐 지나가듯 소개되고 끝나버립니다. 에이전트M이 어릴 적 도와준 외계인도 요원들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한번 소비되고 끝이 나고 영화 내내 빌런 같았던 두 외계인은 초반에 반짝 임팩트를 보이다 춤만 추다가 죽어버리고 에이전트C는 누가 봐도 스파이가 될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 하이T와 스파이 대전을 펼치다 에이전트M의 공을 치켜세워주는 라이벌이었고... 각자의 캐릭터가 충분히 개성이 넘쳤지만 잘 활용을 하지 못하고 오직 에이전트H와 에이전트M가 주목받기 위해 소모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포니는 최고였어요. 포니마저 없었으면 영화의 즐거움이 많이 줄었을 겁니다.

  



  맨 인 블랙하면 영화 말미에 우주의 비밀에 대해 풀어주는 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터내셔널의 주인공인 에이전트M이 MIB에 들어간 목적이 우주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영화의 말미에서 에이전트O가 에이전트M에게 너는 이제 우주에 대해 알았다고 말을 합니다(정확한 대사가 기억이 안 나네요^^;). 이전 MIB 작품에서 느꼈던 우주에 대한 경외감과 우주의 비밀을 엿보는 것 같은 연출에 비해 대사 하나로 때운 느낌이라 매우 아쉽긴 하네요.


  SF 영화나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맨 인 블랙 시리즈는 제게 무척 즐거웠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1~2시간 때우는 게 아니라 몇 번이고 다시 볼 만큼의 매력을 지닌 영화였죠. 하지만 이번 인터내셔널은 몇 번이나 볼만한 이유는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한 번 정도 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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