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몬 디자인스토리 Jul 13. 2017

소소한담 #3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소소한 담소 - 소소한담(小小閑談)

매거진 목요일에서는 센터 내 한 명의 크리에이터와 나눈 소소한 담소가 연재됩니다.

진짜 크리에이터의 일상을 솔직 담백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 소소한담(小小閑談) 세 번째 이야기는 BX랩의 디자이너 박창명님입니다.




나의 다리 길이로는 강백호가 될 수 없었다. ( 열차 지나갈때 찍을거라고 10분째 저러고... )


2017년 3월에 입사한 따끈따끈한 NEW티모니언.

크리에이티브센터 BX랩 디자이너.
오랜 일본 유학으로 말투와 몸짓에 친절함이 가득 담긴 아리가또남.


디자인은 즐거운 놀이다!, 아니...놀이겠지? 아...아니 놀이였으면... "안녕하세요. 티몬 크리에이티브 센터 BX랩 디자이너 박창명 입니다."





▷창명님, 안녕하세요. 인터뷰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은지님의 추천으로 소소한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따끈따끈한 신규 입사자인 창명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네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역시! 센터 내의 동갑내기 은지님의 배려심 깊은 추천에 경의를 표하며, 특히나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어 어떻게 감사의 어퍼컷을 날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큰주먹)



▷티몬에 오시기 전, 계속 일본에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평소 일본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진 편이셨나요?

▶디자인고등학교 재학시절 제2외국어 일본어수업을 통해 처음 일본어를 접하게 되었고, 그 후 일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과 직접 만나 다양한 생각들을 나눈 적이 있어요. 어린 마음에서였는지는 몰라도 외국인과 그렇게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눈 여운이 쉽게 가라 앉질 않았죠. 특히 그들로부터 직접 디자인한 엽서를 선물 받았는데, 뭔가 틀에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잠을 설칠 정도였죠. 그 후 디자인을 하면 할수록, 일본의 디자인에 대한 환상과 궁금증도 함께 자라왔던 것 같아요. 이미 고등학교시절, 언젠가는 일본이란 나라의 디자인을 몸소 느껴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한국 생활 3개월 차의 티몬에서의 일상은 어떻습니까?

▶티몬 입사 후, 개인적으로는 정말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티몬 크리에이티브센터는 이미 디자인쯤이야~ 하는 끝판대장들의 집합소라, 저는 현재 티몬에 없는 부분, 지금까지의 티몬과는 다른 색을 채울 수 있는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그 시너지 효과에 대해 제 자신도 많은 기대를 품고 있기에, 더 집중하고,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를 채찍질 하는 일종의 동기부여인 셈이기도 하죠. (웃음) 그런 바쁨 속에서도 저의 티몬 생활은 정말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는데, 그이유는 바로 티몬 크리에이티브센터는 자선단체인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이죠.



▷입사 전 굉장한 실력파라고 미리 듣기도 하였고, 같이 업무를 하면서도 창명님의 남다른 인사이트를 느꼈는데요. 일본에서 진행한 작업물을 살짝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엄청난 과찬의 말씀... 티몬 크리에이티브 센터는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제 말을 다음질문으로 바로 증명해 주시네요. (웃음) 일본에서 작업 할 때에는 무엇보다 제가 가진 것 들을 버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많은 것을 뒤로하고 과감히 일본으로 떠난 이유 이기도 했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도 느끼고, 노력해 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유리공예 전시 포스터>와 <낫또축제 포스터> 작업등이 기억에 남아요.

<좌> 글라스 아트 전시 포스터 (유리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표현) / <우> 낫또 축제 포스터 (낫또의 늘어남을 타이포로 표현)

▷일본에서 진행한 디자인 업무와 한국에서 진행한 디자인 업무의 차이는 어떤가요?

▶저는 한국에서 디자인을 할 때 항상 사람들이 와~! 하는 “느낌표디자인”을 해왔어요. 조형적인 멋에 관심이 많았죠. 평가도 좋았어요. 하지만 아무리 멋진 디자인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어요. 그게바로 “물음표디자인”이였죠. 와! 하는 느낌표디자인은 2등이지만, 어? 하게 만드는 “물음표디자인”은 1등아니면, 꼴찌라는것을 일본에 있으면서 조금씩 깨달았죠. 예쁘게 만드는 것 보다, 일본에서는 재미있고 신기하게, 물음표를 담는것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처음 업무를 받았을 때의 기분이 궁금합니다.

▶빅뱅이 부릅니다. 에라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웃음)



▷창명님의 첫 작업물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아마 사내 제작 포스터였고, 굉장한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기억합니다. 최근 작업하신 인재상 포스터도 만화책과 인재상의 결합으로 참신함이 돋보였는데요. 작업을 진행하실 때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공유해 주세요~

▶노하우 라기보다, 작업에 있어 때때로 도움이 되었던 팁은 있어요. 우리는 보통 작업을 시작할 때, 일단 하고자 하는 해당 프로젝트의 기존사례들을 먼저 찾고 분석합니다. 하지만그렇게 시작하게 되면 발상의 시야가 더 좁아져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시작 단계부터 전혀 다른장르의 훌륭한 자료들을 찾고, 그것을 하고자 하는 것에 어떻게 "재미있게 접목시킬까"를 고민해 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패키지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아무리 좋은 자료들을 찾게 된다 해도, 그것은 이미 세상에 나와있어 더 이상 재미가 없을 뿐더러, 그 좋은 사례들에 발목잡혀 그틀을 벗어나기 어려워지게 되는 거죠. 하지만 패키지가 아닌 장르의 재미있는 자료들을 찾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패키지에 씌우는 것에 대해 연구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 해요. 이번 사내 인재상 만화포스터 같은 경우도, 좋은 포스터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포스터의 기능을 담은, 좋은 만화를 만들려고했죠.



▷창명님이 작업한 디자인 작업물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강점이라기 보다, 제가 작업을 할 때 중요시 하는 2가지가있어요. 먼저 “디테일” 입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디테일을 디자인소비자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 와...이런부분까지 신경을 썼구나. 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디테일은 시간을 쏟는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점 하나에도 디테일은 존재하죠. 디테일을 심플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센스라고 할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물음표” 입니다. 저의 작업에 시선이 멈추고 “?” 하게 만드는 요소를 디테일과 함께 녹여 내는 거예요. 항상 이2가지를 염두하며 작업을 하고 있는 데요, 음…그것이 참…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웃음)


매년 개인적으로 작업중인 연하장 디자인 / <좌> 2017년 닭의해 <우> 2016년 원숭이의 해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요?

▶해보고 싶은 작업이요..? 저에게 주어 질 모든 작업들이 제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 이예요. 어떻게 나만의 디테일과 물음표를 “공감과 감동”으로 바꿔 낼수 있을까 항상 생각하죠. 어떤 작업이든 풀어야 할 숙제는결국 같은 것 아닐까 해요.



▷디자이너로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요?

▶이것이 정말 내가 만든 내 것이 맞는 걸까? 라는 확인 이예요. 이미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디자이너가 만들어 내는 것은 인생을 살아오며 보고 느낀 어느 기억들의 조합 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도, 이것이 나만의 것이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본인도모르게 기억이란 것은 조작되고, 지금껏 본적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고 착각하게 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자이너나 예술가가 있다면요?

▶이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저의 답은 항상 한결 같아요. 제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할 당시, 저의 스승님이었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사토 코이치” 선생님 입니다.



▷어떤 점이 좋았나요?

▶일본에 건너가 선생님 곁에서 디자인을 하며, 첫 1년은 항상 쓴소리 듣는 것이 하루 일과 였습니다. "네가 하는 건 디자인이 아니다.","그저 예쁘게만 만드는 디자인편집자가아닌, 진짜 디자이너가 되어라."," 90점 짜리 디자인은 세상천지에 널리고 널렸다." 들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을 힘겹게 보내면서 조금씩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이 이해되기 시작했죠. 선생님의 많은 말씀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마디가 있어요.


"디자인에 있어 균형은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뜨리기위해 존재한다. 디자인의 진정한 재미와 매력은 균형을 잘 무너뜨렸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


 저는 선생님의 작품도 물론 좋아했지만, 선생님의 삶을존경했고, 선생님의 생각을 좋아했고, 선생님과의 대화를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작품들에도 더욱 깊은 애정이 생겼어요. 저는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디자이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함께 시간을 나눠 보았는가? 라고 반문해요.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삶과 철학이 담겨 있죠. 디자이너에 대해 제대로 알기 전에,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건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해요. 존경하는 디자이너,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꼭 그분을 만나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생각을 공유해 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되신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새삼 그리움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故)사토코이치 선생님과 함께.


▷휴일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휴일 만큼은 유일하게 하루 종일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라참 소중한 것 같아요. 아직 결혼 8개월차, 신혼이라면 신혼이잖아요~. 항상 저를 위해 희생하고, 걱정해 주고, 행복을 주는 감사한 아내에게, 저의 휴일은 그녀를 위한 작은 선물 이길 바래요. 이 글을 읽은 아내의 답이 “비웃음” 뭐 그런건 아니길 바라며.... (웃음)

항상 나의 입장에서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 배려있는 사람. "감사합니다."



저 타임머신 타고 왔어요. ( 저기 진짜 하와이임. 동네 하천 그런 곳 아님. )


▷창명님은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로서 기억되고 싶나요?

▶디자이너들에게 인정받고 기억되는 디자이너가 아닌, 디자인의 D자도 모르는 일반사람들에게 기억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이게 참 디자인의 어려운 부분이기도 한데, 때때로 유명한 공모전이나 예술전시등을 보면 디자이너의 시각으로는 무척 훌륭한 작품일지 몰라도, 일반사람들에게는 큰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그 심사대상이 저명한 예술가나 디자이너들이 아닌, 대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하거든요. 디자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쉽고 재미있게, 마음에 깊은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디자인. 그런 디자인을 만드는, 대중과 가까운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티몬 크리에이티브센터에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예전 어렸을 때 1+1=창문! 이라는 말장난이 있었죠. 그런데 디자이너에게 1더하기 1은 정말 창문 이었어요. 2라는정해진 답이 아니죠. 항상 다르게 생각하고, 당연하게 생각되는 모든 것에 “물음표”를 달아야 해요. 반전의 여운이 깊은 이유는, 당연히 그럴 꺼야 라고 믿고 있던 것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그 반전의 근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 이예요. 끝없이 물음표를 던지세요. 그리고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데 있어 끝없이 자유를 더하세요.

 마지막으로 저의 스승 사토코이치 선생님께서 남기신 “디자인에대한 생각”이란 글을 통해, 디자이너 여러분들도 디자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디자인에 대한 생각.  -사토 코이치-

나는 정말 마음에 드는 주전자를 접해 본 적이 없다.
좋은 디자인을 원하여 몇 번이고 주전자를 바꿔 왔지만,
진실로 마음에 들어서가 아닌, 거짓만족의 생활을 지금 껏 이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에는 작가의 개인적 의도와 생각이 넘쳐, 꽤나 거추장스럽다. 결국 옛날 동그랗고 노란 양은주전자로 하던지, 아니면 골동품점의 철판주전자를 찾아 뒤지던지 겠지만, 역시나 그것도 별로다. 예를들어, 이도밥그릇(일본전통공예품)같은 "순수의 미"가 내포된 주전자가 현대의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어떨까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런 것을 말하는 것도, 나는 제품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아마추어로써의 의견이다. 아마추어에는 완전한 주전자를 원하는 자유가, 언제든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소소한담 네 번째 인터뷰 주인공으로 추천하고 싶은 분을 알려주세요.

▶제가 처음 티몬에 입사 했을 당시, 제 옆자리에서 해맑은 "천사의 미소"로 많은 힘이 되어주시고, 그리고는...금세 떠나 발병날 겨를도 없이 10리도 안되는 곳에  터를 옮기신 "우솜이님"을 추천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아이 티모니와 쑥쑥 자라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