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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won May 27. 2016

21세기 화이트칼라의 마약

성취감을 갈망하다 / 영화 : Limitless 리미트리스

이영화. 뉴욕에 사는 마약쟁이에 관한 이야기다.



할렘의 어느 어두운 빈민구역의 골목아래 널부러져있는 주사기 바늘 더미 사이에 퀭한 눈과 다크서클을 얼굴에 힘겹게 박은채 누워있는 거지의 모습을 상상했다면?








오히려 이 마약은 그러한 마약쟁이의 모습에 가까웠던 한 남자를 깔끔하고 지나치게 정상적으로 만들어준다.


차이나타운의 낡은 아파트에서 월세를 밀리며 자신의 창의력을 저주하던 나부랭이 신세의 무명작가는이제 차이나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월스트릿에서 금융계를 점령하고 다니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 화이트 칼라의 전설적인 존재로 변신한다.



그가 이 약을 먹기 이전에 다른 여느마약을 복용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그는 이 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 이후, 매일매일 한알씩, 한알씩 절대 끊지 못하는, 가장 강력한 중독증세 속으로 빠진다.



이영화를 본 당신,

브래들리 쿠퍼의 계몽을 이뤄낸듯한 새파란 눈과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태도에 빠져들었는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당신은 마약의 환각증세에 반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서 수많은 숫자들과 싸우며 오랜시간을 헤매고, 함정덩어리의 수많은 서류들을 읽어내고, 다른 화이트칼라들과 언쟁을 벌이도록 자극하는 대단하고 위험한 마약의 효과에 말이다. 




이 마약은 진화되었다.

매슬로의 인간의 5단계 욕구측면에서 보자면, 

먹고자고싸고즐기는대로 즐길수있는 그런 원초적 욕구를 자극하는 마약에서 발전하여 

자아실현을 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더욱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오늘날의 현대인의 욕구라고 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대부분은 모던하고 첨단시설로 둘러싸인 경제지구의 거리에서 화이트칼라족이 되어 밥을 거르고, 잠을 거르고, 가정에 소홀해 하면서까지 그 일적인 성취감과 그로인한 경제적 보상을 얻어내길 바라고 있지 않던가?




이 영화가 만약 그런 우리의 환상과 욕구를 '마약'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라면?

그리고 마약을 먹지 않았을 때 주인공이 삶의 에너지와 목적을 잃고 서서히 죽어가는 것처럼

'일'과 몇가지 의무들로부터 벗어났을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우리를 꼬집고 있는 것이라면?



그냥 한순간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마는 그런 영화로만 볼수가 없었다. 




독자님과의 소통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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