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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won Mar 04. 2019

그는 매일 4시 반에 일어난다.

그는 매일 4시 반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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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의 세월동안 출근을 위한 아침을 반복하면서 그는 짜증, 피로, 욕구불만, 권태 따위의 부정적인 에너지들을 눈꺼풀 위에서 쉽사리 떨쳐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그 아침의 무게가 거의 인간의 숙명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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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반이라는 캄캄한 새벽을 여는 그의 고집과 부지런함은, 출근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겠다는 삶의 의지를 대변한다. 따뜻한 차, 소박한 아침 식사, 잠깐의 독서를 하고 있노라면 그 어떤 부정적인 에너지들도 그를 떠나 아침 공기 속으로 증발하여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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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회사에 올 즈음, 그의 마음은 한층 가볍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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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미소를 한번도 거두지 않는 우리 회사의 관리인의 이야기이다. 그는 아침 10시에 간신히 출근해 멍한 얼굴로 커피를 뽑는 나에게 다정히 자신의 아침의 비밀을 공유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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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그렇게 설명한적 없었다. 더 생산적이기 위해서, 더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기위해서 자신에게 넉넉한 시간을 주고 싶다는 그의 아침. 그의 부지런함을 닮기까지엔 수십년, 아니 수백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들려준 삶의 지혜 덕분에 적어도 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 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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