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시간을 생각해보며….
나의 강아지들은 나와 하루 종일 붙어있다. 물론, 내가 아주 가끔 외출하거나 하면 강아지를 돌봐줄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거의 외출을 안 하는 편이다. 강아지들은 서로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전적으로 내게 의지한다. 내가 처음에 강아지 두 마리를 입양했을 때는 한 마리만 입양할 생각이었지만, 혹시라도 내가 외출을 하거나 집에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서로 재밌게 놀면서 시간을 보내라는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들을 키워보고 나니까 그 생각은 산산조각이 났다. 강아지들이 서로 재밌게 지내고 가끔 장난도 치고 놀기도 하지만, 강아지들끼리 서로 의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을 하고 있을 때에도 강아지는 가끔 밖을 구경하기도 하고 서로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강아지들이 모두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압박감은 마치 마감시간이 1시간 전으로 당겨진 것만 같았다.
강아지의 눈빛, 그 처량한 눈빛은 인간의 마음으로 이겨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뭔가 이 부분을 해소해줘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강아지 장난감도 사고 간식도 산다. 강아지 간식을 주는 것도 혹시 돼지가 될 수도 있으니까 적당한 주기로 간식을 줘야 한다. 결국, 강아지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있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이다.
일 외에 해야 한다는 것이 많다는 것도 강아지들에게는 신선한 이벤트일 것이다. 무심하게 강아지의 물을 갈아주거나, 강아지 똥을 치우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도 강아지들에겐 이벤트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는 주인보다는 행동을 하는 주인이 조금 더 재밌을 것이다. 하루 종일 강아지들은 심심할 수밖에 없다. 주인이 놀아주지 않으면, 강아지들의 시간은 멈춰있다.
함께 살고 있는 강아지가 세 마리나 되다 보니, 강아지들을 위해서 움직이는 시간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았다. 첫째, 강아지들의 배변활동이 일정하지 않다. 즉 세 마리가 돌아가면서 똥을 싸니,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똥을 무작위의 확률로 빈번하게 치워야 하는 것이다. 강아지들이 오줌은 화장실에 싼다고 하더라도 물을 틀어 화장실을 바로 치워줘야 한다.
강아지들은 밥을 약 7시간 주기로 먹는다. 즉, 7시마다 밥과 물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 같은 경우에는 여름에 더 자주 마신다. 그리고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주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강아지들은 보통 2주마다 한 번씩 미용과 목욕을 해줘야 한다.
한 번 미용과 목욕을 할 때 약 두 시간이 걸린다. 세 마리의 경우에는 6시간 정도 걸리는 것이다. 2주마다 하루의 시간이 강아지들의 건강과 관리를 위해서 종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 강아지들과 종종 놀아주거나 산책을 시켜주는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정말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강아지들이 아프거나 할 때도 병원에 데려가는 시간과 비용까지도 함께 고려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강아지들이 과연 심심하지 않을까? 그것은 의문이다.
보기만 해도 귀찮다는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는 고양이와 보기만 해도 나에게 안 걸려하는 강아지를 보면 이럴 거라면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웠어야 했나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래도, 강아지는 주인이 놀아주지 않으면 항상 심심하고 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