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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나를 위한 시간 철학

by 크리터

누군가 나에게 “당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단순한 삶을 원한다고 말이다. 그것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이다. 삶의 조건, 환경과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그런 능동적인 삶을 나는 원한다.


어쩌면 이것이 누구나 원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원하는 삶의 형태는 다를지라도 누구나 걱정 없는 편안한 삶을 원할 테니깐.


그렇다면 걱정 없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당장은 경제적인 문제, 인간관계 문제, 건강문제 등의 문제가 떠오른다. 아무튼 그 문제가 나를 현실적으로 좌우하는 문제이니깐. 그런데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려 하는 과정에서도 머리가 아파오는 것들이 있다. 내가 준비한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고민한 아이디어, 오랜 시간 들여 완성한 자료들, 이 모든 것들이 기대만큼 흘러가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좌우하는 단 하나의 보이지 않는 권력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것은 너무나 강력해서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다른 것들은 비교적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간’이라는 권력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많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세상이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이념, 종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자유가 있고, 신분제 사회도 아니고, 절대왕정이나 독제사회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와 ‘미래’라고 하는 권력에 좌우되곤 한다. 그것을 거의 신처럼 섬긴다. ‘과거’라는 신을 섬겨 과거에 갇힌 채 스스로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나는 과거에 이러이러한 어려움과 실패를 겪었으니,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해’라는 식으로 말이다. 또 ‘미래’라는 신을 섬겨 쉽게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벌어지지도 않는 일에 지나치게 걱정하며 내가 기대한 대로 되지 않거나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면 다 끝이라는 식의 사고를 한다. 우리의 생각은 이렇게 경직되어 있다.


그런데 그 권력은 허상에 불과하다. 우리 머릿속의 기억과 상상의 산물이다. 그것은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확실한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이다. 각 개인이 어떤 과거를 거쳐서 왔든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우리는 그 가능성 중에 단지 내가 원하는 바를 선택할 뿐이다. 간혹 예상치 못한 일로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그렇게 실패를 하더라도, 이 또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에 좌우되지 말고, 삶에 모든 가능성을 수용하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에서 진짜 자유가 시작된다.


“당신이 과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마음속에 저장된 지나간 ‘지금’에 대한 기억의 흔적에 불과합니다. 또한 미래는 당신의 마음이 투사된 상상 속의 ‘지금’입니다. 과거와 미래는 그 자체로 실재하지 않으며, 영원한 현재를 희미하게 투사하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이 과거와 미래에 집착할수록 가장 소중한 시간인 지금 이 순간을 놓치게 됩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지금’만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


“현재의 순간을 거부하며 그에 저항하는 낡은 패턴을 깨트려야 합니다. 과거와 미래가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언제든 과거와 미래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연습을 하세요. 일상생활 속에서 가능한 한 자주 시간의 차원에서 한 걸음 물러서 보세요.”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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