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야말로 삶을 관통하는 진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반복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문제를 놓아버려라”
여기서 말하는 '놓아버림'은 단순히 포기가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통제해야 된다는 강박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생의 많은 문제는 사실 단순한 전제에서 비롯된다.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풀려야 한다.”
이 믿음, 이 집착이 우리를 끝없이 불안하게 만든다. 일이든, 인간관계든, 커리어든 마찬가지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고, 그것과 조금만 어긋나도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 기대를 내려놓는 순간, 세상은 조용히 제자리를 찾는다.
“모든 것을 나의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놓아버릴 때,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최근에 이 내용을 다시 보며 나는 과거에 모든 것을 완벽히 통제하려 했던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요즘 나는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동시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콘텐츠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 반년 뒤를 내다보며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 이 모든 것이 ‘완벽히 잘돼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모든 일이 내 뜻대로 흘러갈 수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분명히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이런 놓아버림에 대한 통찰은 사실 동서고금의 지혜 속에서도 발견된다.
노자의『도덕경』에서는 “무위(無爲)”, 즉 ‘행함 없이 행하라’는 가르침을 통해 집착을 내려놓는 삶을 말한다.
스토아철학에서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라"는 지혜를 전한다.
성경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있다.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통제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은 본래의 평온함을 회복한다.
결국, 진리는 단순하고 보편적이다. 시대를 초월하고, 문화와 개인의 경계를 넘어선다.
《놓아버림》이 전하는 메시지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로 다가온다.
“면밀히 살펴보면 인생이란 본디 마음속에서 겁내거나 기대하는 바를 투사해 세상에 덮어씌우고는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긴 시간 동안 이리저리 애쓰는 일이다. 이런 마음속 두려움에서 잠시 벗어나 신이 났던 때도 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생각이나 일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감정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생각 자체로는 괴롭지 않은데, 그 밑에 깔려 있는 감정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 데이비드 호킨스, 《놓아버림》
이 글을 통해 나는 다시금 ‘놓아버림’의 지혜를 되새긴다.
무언가를 움켜쥘수록 더 불안해졌던 시간들.
이제는 조금씩, 부드럽게 손을 펴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본다.
그것이 곧 평온에 이르는 첫걸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