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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편안해지는 법

by 크리터


나는 지극히 회피 지향적인 사람이었다.


힘든 상황이 닥칠 때마다

대충 넘어가려 하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 했다.


되도록 기분 좋고 활력이 되는

긍정적인 감정만을 좇으려 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부정적인 감정을

외면하다 보니 오히려 감정적으로

더 예민해지는 경험을 했다. 감정의 강도는

점점 증폭되었고, 결국 불안장애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 후 불안장애를 겪고 치료를 받으며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다는 것이다.


게슈탈트 치료의 창시자로 알려진 정신과 의사

프리츠 펄스(Fritz Perls)는

"두려움과 흥분의 차이는 호흡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이라 주장했다.


불교에서는 애초에 행복과 불행의 경계란 없다고 한다. 그것은 개인의 호불호에 불과하다.


감정은 날씨와 같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는 법.

기쁨과 행복이 있다면 슬픔과 불안도 존재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즐겁고 기쁠 때 우리는 활력을 얻고,

무언가를 할 추진력이 생긴다.
하지만 우울과 불안을 밀어내고 긍정적인 감정만을 붙잡으려 하면 삶은 더 힘들어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를수록,
우리는 그 감정에 더 예민해지고,
삶 전체가 불안으로 가득 차게 된다.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이에 대해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저항하면 지속된다." -칼 융


그러니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보자.

비와 맑은 날이 모두 있어야

지구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편견 없이 수용할 때,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삶이 편안해질 수 있다.

서로 다른 날씨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대기가 형성되듯이.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다면,

자신의 감정을 노트에 적어보자.


양손을 십자 모양으로 하여

자신의 몸을 끌어안아보자.


온몸에 힘을 10초 동안 쥐었다가

릴랙스를 시켜보자.

그러면서 온몸의 수축과 이완을 느껴보자.


위 방법은 치유 글쓰기, 자기 자비(self-compassion), 점진적 근육 이완요법(Progressive Muscle Relaxation)이다.


부정을 수용하는 맷집을 기를수록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니 긍정을 수용하는 만큼 부정을 수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만끽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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