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UX 분야, 이렇게 흘러갑니다.
2021년, UX의 현주소를 짚어보겠습니다.
( 물론 어떤 이론으로 정립된 것이 아닌 실무자로 일하면서 느끼는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것으로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습니다. )
먼저, 저는 현시대를, 바야흐로 'UX분야'의 '전성기(혹은 부흥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흐름은 최근의 일 이리가보다는 2~3년째 비슷한 상황입니다.
제가 이 분야에서 일을 하던 10여 년 이상 동안 최근과 같이, UX가 주목받고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만큼 최근의 'UX'분야의 상황은 좋다고 보입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UX에 대한 인식 변화'와 기업 내 UX업무의 인지도 확대입니다.
그것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것이 'UX팀'을 보유한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비스기획팀 등에 Uxer가 소속되어있거나, 개발팀 하위에 기획자, 디자이너가 소속된 사례가 많았습니다만 보수적인 대기업 계열사들 마저도 'UX팀'을 신설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최근에는 IT분야의 서비스를 평가할 때 UX 자체가 빠지지 않는 평가요소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만큼 UX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동안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한 파격적인 연봉 인상의 기사들이 많이 있었죠.
파격 인상으로도 개발자를 찾기 힘들어진 기업들은 IT산업의 황금기를 누리기 위해 톱티어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UX는 어떨까요. 현실적으로 개발자의 수준까지는 미치치 못합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UX분야의 연봉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IT서비스를 구축할 때 기획-디자인-퍼블리싱-개발-QA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타다 보니 같이 일하는 개발자에게만 좋은 조건이 제시되면서, 연관분야의 실무자들의 불만이 커져갔고 이에 따라 어느 정도의 보상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개발팀처럼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과거와 다르게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학벌이 낮은 또는 교육기관을 통해 웹디자인 중심으로 업계에 들어왔다면, 최근에는 대학에서부터 4년 동안 UX를 배우고 취업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서 과거에 최저 연봉 수준으로 에이젼시에서 이 분야의 일을 시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신입 때부터 좋은 대우를 받는 일들까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 물론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상위권의 업체들은 일반 대기업 못지않은 대우와 워라벨을 제공합니다. )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정말 많은 UX정보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나 정보성 사이트뿐만 아니라,
behance 같이 아예 레퍼런스를 공개하는 서비스들도 있고,
mobbin / wwit / mobile patterns 같이 모바일 패턴이나 UX사례들을 빠르게 서치 할 수 있는 사이트들도 있습니다 ( 해당 포스팀 참조 https://brunch.co.kr/@creativeuxer/32 )
왜 이렇게 자신들의 작업물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웹 2.0 시절부터 활성화된 개방, 참여, 공유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과
결국 그 모든 레퍼런스가 개인 또는 기업의 홍보 수단이 되기 때문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어쨌든 좋은 UI/UX는 포트폴리오와 레퍼런스를 통해 공유되고, 상호 보완하며 적용되면서 빠르게 회전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가 비슷비슷한 UI/UX를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이유는 UXer들의 판단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가장 좋은 best practice를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레퍼런스가 공유되고 있음에도, UX 품질이 좋지 않은 서비스들도 있습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초기에 광고비를 쏟아부어 주목받으면서도, 이후에 UX가 좋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초기에는 간결하고 심플한 서비스로 구성된 앱들도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복잡성만 늘어나고, 효율적인 방향들을 찾지 못해서 UX가 망가지기도 합니다.
UX만 좋다고 서비스가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성과 창의성을 갖춘 business model,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확실한 concept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UX입니다
반면, 아무리 좋은 business model과 concept을 갖추고 있더라도, UX가 좋지 못하면 성공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습니다. 고객을 만나는 접점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UX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UX은 아주 좋은 상황(시장)이기만 할까요? 과거에 비해서는 그렇습니다.
좋은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위기의 요소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에는 나이키와 애플 등 주요 기업의 브랜딩에 대해서 많은 성공 사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브랜딩은 기본기가 되었고, 시장이 확대된다기보다는 당연한 것이 되어 더 이상의 새로움을 많이 볼 수 없었습니다. 어느새 기업들은 반복해서 비슷한 브랜딩 방식을 베껴오듯이 반복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한 5-6년 전에는 빅데이터 바람이 불어서 기업마다 조금만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회원이 조금만 유치되면 ) 자기들의 기업을 '빅데이터 기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기업들마다 너도나도 빅데이
터 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를 조금만 공부했던 사람들은 빅데이터 전문가라면서 자신을 소개했죠.
하지만 실제적으로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기업 내에 충분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Data Scientist들이 잘 수행했지만, 이것이 기업의 비즈니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학술적(학문적)인 수준에서 멈춰있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기업들에서는 빅데이터팀을 오히려 축소하는 일들까지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 정부에서는 인력부족을 이야기 하지만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는, 진정한 빅데이터 전문가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
UX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론에서 쓴 것처럼 제가 이 일을 한 이래 가장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기회를 통해 UX라는 분야가 더 확대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그저 그런 업무 중 하나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 UX를 많은 분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좋은 분위기를 잘 살려서 업계에 기여하고 더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서 오래도록 Uxer로써 일할수 있는 기회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 업계에 가장 좋은 기회이자, 어쩌면 위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