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독서결산
2016년 초에 2015년 무슨 책을 읽었을까, 앞으로 어떤 책을 더 읽으면 좋을까 글을 남긴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7년이 밝았고, 게다가 2017년의 1월도 반절이 넘었습니다. 1년 12달, 이미 1/24가 넘었다니, 정말 시간을 눈 깜짝할 새에 흘러갑니다.
2016년 좀더 다양한 책을 읽어보자고 다짐했었는데, 2015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의 책을 읽은 것 같네요.
다시 이렇게 책 리스트를 정리하니 장기 기억력이 짧은 제가 왜 이책을 골라 읽었는지 하나씩 기억이 나서 나름 좋습니다. 꼭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하고, 저자가 의도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도 '마음의 양식'이라는 이 책들을 통해 삶을 되뇌이고, 새로운 걸 알아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6년 읽은 총 20권의 책 중 기억에 남는 몇 몇 책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1. 홍콩- 천 가지 표정의 도시 / 유영하
: 홍콩 출장길에 빌려 읽은 책입니다. 홍콩은 2013년 처음 다녀오고서 5번은 다녀온 것 같습니다. 뭔가 첫 여행의 낯섬이나 초짜 여행에서 해봐야 한다는 맛집 찾기, 여행지 인증샷은 다 해본지라 홍콩이라는 곳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서 선택한 책입니다. 역사를 모르면 현재를 알 수 없기에 어릴 적 아련하게 기억했던 아편 전쟁과 난징조약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욱 더 자세히 알게 된 책입니다. 홍콩 사람들의 성향, 그리고 현재의 모습이 역사가 어떻게 기여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 합니다.
2. 1인분의 삶 / 김리뷰
: '리뷰의 모든 것'이라는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SNS스타의 책입니다. 꽤나 글빨이 좋은 젊은이여서 책을 낸다길래 어떤 책인 지 궁금해 빌려보았습니다. 글은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을 것 같은 데, 약간은 병맛스러운 그리고 날선 edge있는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조금은 부족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기 위한 몸짓이었다는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글귀들..
당신은 당신 생각만큼 완벽해질 수는 없다. 어쩌면 우리가 삶을 통해 배우는 것은 '완벽해지는'방법이 아니라 ' 덜부족해지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현대사회의 지나친 성공주의는 '나'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내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 무서워서 생긴 현상인 것만 같다. 실패한 사람은 물론,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까지 가해지는 정체성의 학대..
3. 공부책-하버드 학생들도 몰랐던 천재교수의 단순한 공부 원리 / 조지스웨인
: 공부는 평생 해야 한다기에 늘 '공부해야지'하는 스트레스를 달고 살지만 실제로 '공부'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 스스로의 정의나, '공부'의 바른 방법에 대해 깊게 생각을 안해봤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은 그런 '공부'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해 준 책입니다. 책의 제목은 자녀가 공부를 잘 하길 바라는 부모를 타깃으로 자극적으로 지어졌지만, 그 제목을 넘어서는 인사이트를 얻은 책입니다. 물론 실제로 읽어보면 좀 단순할 수도 있고 기대 이하일 수도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제 스스로의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지식을 탐구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두가지 잘못이 있다.
하나는 모르는 것을 안다고 믿고, 그것을 너무 성급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잘못에서벗어나려면 생각해야 할 주제에 대해 시간을 들여 숙고해야 한다. 또 다른 잘못은 이해하기 어렵고 모호하면서 별 쓸모도 없는 주제에 지나치게 열정을 불태우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많이 읽되 여러권을 읽지는 마라.
교육의 목표는 스스로 사고하는 존재로 기르는 것.
4. 공부중독 / 엄기호, 하지현
: 위의 책을 읽고 '공부'라는 주제에 꽂혀서 읽은 또 다른 책입니다. 서울대 교수와 정신과 의사의 대담으로 이뤄 졌는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또 잘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진학률이 역사이래 최고인 시대이지만, 더 창의적이고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뭔가 하나의 '정답'에 맞춰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사회적, 심리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똑똑한 우리 아이들이, 젊은 친구들이 가끔 수많은 사교육을 통해 견해가 넓어지고 사고가 확장된 게 아니라 과외선생님에게 배운 100점을 맞는 방법에 사고가 굳어버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때 좀더 유연했으면 - 저도 마찬가지이고-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한국 교육의 문제와 현상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저자들의 소신을 밝히고 있습니다.
배우긴 배우는 데 뭘 배우는지 모르겠고, 배웠기는 배웠는데 할 줄 아는 건 없다.
익힘의 과정은 공부에서 실종된지 오래다. 이런 공부는 삶의 무능력자를 양산한다. 똑똑하되 멍청하며, 언변은 좋되 무능하다. 시험 문제는 잘 풀되 삶의 문제를 대처하는 능력은 형편 없으며, 남을 품평하는 데는 날카로운 날을 세우되 자신을 성찰하는 데 무디다. 하나를 배워 하나에 적용할줄 아는게 아니라 다른 하나가 내가 배운 하나와 다르면 멘붕하고 열폭한다.
다른 사람의 공부를 수동적으로 구경하지 말자.
읽으면서 아 나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 나를 채우는 나만의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하게된 책입니다.
5. 가면사축 / 고다마 아유무
: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고다마아유무의 직장인 업무 안내 백서입니다.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독한 직장론'이라는 마케팅 부재를 달고 있으나, 실은 정말 일을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안내해주는 책입니다. 사축은 회사의 가축을 의미하며 '가면사축'은 겉으로는 회사에 길들여진 듯 보이나 가면을 쓰고 본인의 필요에 따라 회사를 이용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필자는 실제로 회사를 다니다 독립하여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 책의 내용을 이끌고 있는데, 일부 회사를 가정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들만한 내용들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회사라는 것이 내 삶의 모든 것이 아니라 어차피 어느 순간 독립을 해야 한다는 필연적인 관계라면 인생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논조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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