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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 jakka Dec 15. 2018

무대에서 내려오니 보이는 것 들

너 왜 그래?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이런저런 걸로 비유하곤 하는데, 그중 하나는 무대가 아닐까.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모두 주연배우다.

뭐 이런 식으로. 나는 이십 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사회생활 거의 대부분을 무대에서 살았다. 아니 지금도 살고 있다. 그것도 배우라는 이름을 가지고. 무명배우. 최근엔 몇몇 지인이 내게 여러 번 물었다. ‘너 왜 그래?‘ 이 글은 지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던 것에 대한 답글이자 나 자신에 대한 회고록이다.


최근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이러하다.

너 왜 그래?

그럼 난 이렇게 말한다.

내가 뭐?

그럼 그들은

아니 좀 달라서, 뭔가 변한 거 같아서


그렇다. 그들 말이 맞다. 난 변화 아니 변신중(?)이고 앞으로 더 변신하고 싶다. 특히 내가 변하고자 하는 부분은 생각인데, 글 시작에서 인생을 무대에 비유했듯이 생각을 아이폰에 비유한다면, ios7에서 ios20으로 업데이트 중이다.(현재 내 아이폰은 ios 12, 그럼 내 생각은 몇일까?) 그런데 나는 왜 업데이트하려고?? 난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내가 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책 때문이다. 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이 무슨 지루한 이야기야. 책이라니? 그런 거 안 봐! 하지만 재미없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뻔한 이야기가 아닐 테니까. 내가 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계기는 책의 내용보다도 책 저자들의 본인 소개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과학자이면서 수학자이고 음악가라던가, 또는 작가이면서 교육자인데 무용가인 이런 저자들(외국 작가가 많았다. 내 경험상). 심지어 그들의 책은 재밌었고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래서 정말 장르 안 따지고 닥치는 대로 읽었다. 경제/경영서, 인생과 심리에 대한 책 그리고 베스트셀러와 책친구들에게 추천받은 책까지. 어느 책에서 보니 이렇게 읽으라던데요. TV 프로그램에서 보니 저렇게 읽으라던데요. 내겐 그런 건 없었다. 참고만 할 뿐. 이외수 작가도 팬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선생님 혹시 최근에 보신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닥치는 대로 읽으세요^^”




닥치는 대로 책을 본 결과, 나 자신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업데이트가 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생각이. 책은 그 저자의 생각이고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저자를 만난다는 것. 우리가 평소에 만나는 모든 사람과 다 잘 맞을 수 없듯이 책 또한 그러하다. 그래서 책을 보다가 안 맞으면 책장에 다시 고이 모셔둔다. 혹시 다음에 만났을 땐 잘 맞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그때도 안 맞으면 다시 또 내려놓으면 된다. 버리거나.


그런데 그렇게 닥치는 대로 책을  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무대에서 내려온 나 자신을 내가 바라봤다. 마치 무대에서 공연하는 나를 객석의 내가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무대에서 내려와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 어떤 내려놓음. 무대 위의 삶뿐만이 아니라 그 외의 다른 삶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인정. 하나의 프레임이 아닌 여러 개로 볼 수 있는 시선. 그 어떤 경계와 경계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이 내가 책을 통해 얻은 것이다. 결국 난 책을 통해 무대에서 내려오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더 무대에서 자유로워졌다.


내가 말한 것 외에도 책을 읽거나 책을 통해 저자를 만나면 좋은 점을  정리해봤다.


1.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2.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긴다. 즉 세계와 나, 관계의 재설정
3. 새로운 환경을 경험해 볼 수 있다
4. 삶에 대해 좀 편안해진다.
5. 스트레스를 받는다. 유익한 스트레스.
6. 지식과 지혜가 생긴다.


 시간은 항상 그렇듯 빠르게 흘러, 어느 덧 2018년이 3주 남았다. 이 글은 2018년, 나에 대한 정리 글이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내 글에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몇 분께, 아니 단 한 분만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글쓴이 호자까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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