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난 지금도 결혼식 때 찍은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찾아본다. 턱시도를 잘 차려입은 남편을 보며 남편의 잘난 맛에 흐뭇해하는 내 모습이 낯설어 누가 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쑥스러워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남편의 모습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감사한 생각이 든다.
조금씩 시간의 때가 묻어 색이 바래가는 결혼사진 속의 남편과 나는 사진작가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서있었다. 반백살이 지난 나이에 하는 결혼인데도 내게는 소중한 추억거리였다.
얼마나 웃을 일이 없었으면 웃는 게 이렇게도 힘든 건지. 남 앞에서 자연스럽게 웃는다는 것은 정말 힘겹다는 걸 웨딩사진을 찍으며 알게 되었다.
어색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설렘이 가득한 표정을 보니 '아! 우리에게도 이런 시간이 있었지.'란 생각이 들며 '남는 건 사진뿐이라잖아.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찍어놓자.'라던 남편 말 듣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남편과의 첫 만남은 30대였던 거 같다. 그때 인연이 닿았으면 좋았을 걸 첫번째 만남은 흐지부지 되었었다. 우리는 무엇 때문인지 만남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남편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 걸은 지 10여 년이 흐른 후 지인의 소개로 두 번째 만남이 이루어졌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우리 모두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처음과는 다르게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신기하게도 남편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순간 '이젠 결혼하겠구나.'란 생각부터 들었다. 웨딩 사진첩을 넘기다 남편에게 그날의 내 느낌을 말하자 자기도 비슷한 느낌이었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이 우리 두 사람에게는 흔히들 말하는 그 좋은 때였나 보다.
그렇게 다시 만나고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2015년 5월, 가족들과 지인들을 모시고 스몰웨딩을 올렸다.
'늘 처음처럼 그때의 기억이 우리 뇌리 속에 있는 한 서로를 존중하며 살자.'라고 약속을 하였다. 지금까지도 그 약속을 기억하며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려 노력하고 있다.
결혼 후 얼마 동안 카카오 톡 등의 프로필에 웨딩 사진을 올려놓았는데 그 사진을 봤는지 아는 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리마인드 웨딩사진은 언제 찍은 거예요?"
그 물음이 너무 귀여워 한참 동안 웃었다. 까닭을 몰라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