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응원 등........
아침은 참 많은 느낌과 언어를 담고 있는 듯하다.
아침형 인간도 아닌데 늘 새벽 5시에 일어나 졸린 눈을 크게 뜨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남편과 간단하게 그러나 영양은 풍부하게 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오면 부드럽게 불어오는 새벽바람을 맞이하게 된다.
며칠 전 내린 비에 꽃잎들이 떨어져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이 있는 6층에서 내리면 세상이 멈춘 듯 고요하다.
임시청사라 그런지 처음에는 이렇게 고요하면 무섭기까지 했지만 이젠 적응이 되었는지
이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면 밤새 고여있었던 사무실 특유의 종이냄새가 코끝을 간지럼 핀다.
정수기 앞으로 걸어가 커피믹스 한잔을 뜨겁고 진하게 타 한 모금 마신다.
공기청정기 전원을 켜면 커피 향을 맡았는지 액정에 '냄새'라는 글자가 보여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곤 하였다.
"얘도 냄새는 기막히게 맡는구나. 한잔 주랴!"라고 혼잣말에 웃음이 나왔다.
내 자리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면 모니터 배경화면인 전원의 푸른 하늘과 구름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열어놓은 창으로 들려오는 세상의 소리
사무실 맞은편 공사현장에서 들려오는 기계소리들
그리고 어디인가 제갈길을 열심히 달려가는 차 소리 등
오늘도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할 이유들이었다.
작은 창 밖으로 공사하면서 생긴 물 웅덩이 하나가 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휀스가 쳐있었지만
올봄에는 버드나무들이 자라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보이지 않았던 새잎들이 제법 푸르르다.
일찍 출근한 계장님이 창밖을 보시다
"행정관님! 물웅덩이에 오리 두 마리가 놀고 있네요."
"정말이에요? 오리들이 이곳에 물웅덩이가 있는지 어떻게 알고 왔을까요?"
아마 먹이를 찾으러 다니다 물웅덩이를 보고 들어간 거 같았다.
아침의 풍경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만든다.
오늘이란 하루의 기대감속에서 다가오는 시간을 꿈꿀 수 있기 때문에.
2024년 1월 첫 출근부터 업무가 폭증해 통 시간적 여유가 없었는데
그 바빴던 업무를 처리하고 나니 이제야 숨을 쉴 수가 있었다.
가끔 '브런치'에 들어와 서랍을 열어 숨겨 놓았던 글들을 수정했지만 '작가 응원하기'는 남의 얘기처럼 생각했었다.
며칠 전 직장 후배의 첫 응원금을 받고 나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사랑하는 후배의 첫 응원을 오래오래 기억하며 지금 느꼈던 이 전율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
오늘 아침도 아침 햇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밝고 따뜻함을 나눠주고 있다.
지치지 말고 즐겁게 이 하루를 잘 보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