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과 태풍 다나스 영향으로 세찬 바람과 가늘게 내리는 비로 인해 발이 묶였다. 요즘 들어 휴일이면 집에 그냥 있기가 싫었다. 흐르는 시간이 아까웠을까. '브런치'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한 후로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졌다. 계절마다 변해가는 자연도 궁금해지고.
휴일의 취미활동이라야 산책을 다녀온 후 일주일 동안 못 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게 다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또한 의미가 사라져 갔다. 누군가의 조언처럼 한 살이라도 어리고 예쁠 때 내발로 내 눈으로 아름다운 곳에 가서 보고 예쁜 소리를 내 귀에 담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겨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하루 20분 나는 한다.]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 이 도전은 일상이 나에게 주는 수많은 고마움을 깨닫게 해 줬다. 나도 모르게 얼굴 근육을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웃는다는 게 무엇인지. 그 웃음의 색깔도 여러 가지지만 진정성 있는 웃음은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다른 이에게도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고마운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서로의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격려해 주는 나의 사람들. 한순간에 이렇게 공감대가 형성되기란 쉽지 않지만 시간과 노력이 해결해줌을 알았다.
지난주 금요일, 나는 퇴근 전에 받은 한통의 쪽지를 열어보고 그 내용에 감격해 그냥 웃게 되었다. 대외적인 행사가 끝난 후 내 얼굴도 안 보고 그냥 갔구나 싶어 맘이 무거웠는데 먼저 알아채고 위로의 쪽지를 남긴 것이었다. 쪽지 내용은 '너무 바쁘게 보여 맘이 안 좋지만 그래도 가끔은 여유를 갖고 잘 지내시라'는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니 쪽지를 읽는 내내 다 읽은 후에도 나는 웃고 있었다. 아! 생각 없이 웃는다는 게 이런 걸까 싶었다. 그리고 정말 모니터에 비친 내 얼굴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히죽히죽 거리며 웃고 있었다.
웃는데 이유를 달지 말자. 도전 제목처럼 생각 없이 웃기로 하지 않았던가. 그냥 웃자. 기뻐서. 즐거워서. 설령 기분이 나쁘더라도 실망해서 웃음이 나오지 않더라도 얼굴 근육을 풀며 웃어보자. 이렇게 웃게 되면 좋은 일도 마구마구 생기지 않을까 싶다. 분명히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