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 새 기를까.
<너 저기 마당에 앉아 있는 참새 잡아주면 먹을 거니?>
<아저씨들이 맛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보고 싶어.>
<좋아. 내가 잡아줄게.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 여기서 꼼짝하지 말고 서있어.>
<음. 빨리 나와야 해.>
그녀를 남겨놓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광주리 밑에 곡식들을 뿌려놓은 후 부엌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앉아 마당 쪽을 살피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참새 여러 마리가 광주리 밑에서 보리 몇 톨을 콕콕 찍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광주리를 세워놓았던 나뭇가지를 잡아당기자 참새들이 놀라 일제히 마당 옆 나무 위로 날아가 앉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다시 광주리 밑에 쌀 몇 톨을 뿌린 후 그녀가 있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나도 그녀 옆에서 마당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 전에 날아갔던 새들이 다시 내려와 광주리 밑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녀의 어머니 손에 들려있던 줄을 잡아당겼다. 광주리가 엎어지고 참새들은 그 안에 갇히고 말았다. 그중 한 마리가 구멍 난 곳으로 날아가버렸다.
나는 급히 마당으로 뛰어나가 잡힌 참새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구멍을 막았다. 그리고 막았던 구멍 속으로 손을 넣어 참새를 잡았다. 내 손에 잡힌 한 마리는 아주 작은 느낌이 들었다. 손을 빼자 아기 참새였다. 그녀는 내 곁으로 한발 한발 다가와 앉아 아기 참새의 털에 작은 손을 대었다. 참새는 계속 짹짹거리며 엄마를 찾는 느낌이었다.
<너무 귀엽다. 그렇지?>
<참새고기 먹고 싶다고 했지? 우리 얘네 털 다 뽑아서 기름에 퐁당할까?>
나는 그녀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그녀는 내손에서 빠져나가려 몸부림치는 아기참새를 말없이 한참 동안 쳐다봤다. 참새도 자신의 생명줄을 그녀가 쥐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녀를 쳐다보며 머리를 아래로 내렸다 위로 올렸다 하며 짹짹거렸다. 마치 살려달라 애원하는 거처럼 보였다.
<우리 이 참새 키워볼까. 아직 아기잖아.>
<너 참새구이 먹어보고 싶다며.>
그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그녀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당황해하는 표정이 너무나 귀여워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음. 먹어보고 싶긴 해. 그런데 이 참새가 자꾸 고개를 까딱거리며 살려달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불쌍해.>
<그럼. 우리 살려줄까?>
<음. 살려줘.>
그녀가 원하는 대로 광주리에 잡혀있던 참새들도 그리고 내손에 잡혀 있는 애처로운 작은 아기 참새도 날아가도록 풀어줬다. 참새들이 날아가는 것을 본 그녀는 손을 흔들고 서있었다.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나무 위로 날아가 앉는 참새들을 바라보며 '저 참새들도 오늘이 긴 하루였겠다'라는 생각이 드니 그녀가 더 대견해 보였다. 내 옆에 서서 참새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그녀의 머리만 쓰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