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20분]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는 16일째인데 벌써 7월의 끝이다.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문턱에서 '설렘'에 부풀어 있어야 하는데 겨우 절반을 넘어선 나는 생각 없이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소제목처럼 내가 정작 '실(實) 없는 사람'이 된 거는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다른 작가들은 하루하루 도전 제목에 맞게 열심히 글을 올리는데 역시 나로서는 큰 도전이었나 싶기도 하였다.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시간적으로나 심적으로 여유가 있어 기쁜 맘으로 도전에 임했는데 하루 종일 모니터와 전화기 앞에서 씨름하다 보니 [하루 20분]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는 멀찍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결코 실(實) 없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한다. 길을 나서면 비도 맞고 때로는 눈보라에 넘어지기도 하지 않은가. 지금은 잠시 나무 그늘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며 풍경을 감상할 때라 생각하고 싶다.
처음 입사했을 때였다. 복도에서건 다른 사무실에서건 마주치는 이들을 향해 환한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하면 상대방은 나에게 꼭 물었다. <무슨 좋은 일 있어?>라고.
우리의 일상에서 좋은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날까. 로또에 당첨되는 일일까. 그렇다면 로또 4등에 당첨되어 세금 제외하고 66,000원인가 받은 적이 있었으니 정말 기쁜 일이 생긴 거다. 아주 적은 당첨금이지만 은행에서 그 돈을 찾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대패삼겹살, 생삼겹살, 목삼겹살을 조금씩 사서는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맛있게 먹은 기억이 떠오르니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좋은 일이란 내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야말로 가장 큰 거 같다. 그 기쁨도 시간이 흐르면 점점 잊히고 의미도 조금씩 변하기도 하지만 그 기쁨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실패가 있을지라도 끊임없이 앞을 향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게 아닌가.
7월을 보내며 그리고 8월을 기대하며 오늘도 [하루 20분]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를 도전해볼까 한다. 저 사람 참 <허허실실>이란 말 좀 들으면 어떤가. 내 나름대로 웃음의 철학만 지키면 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