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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Jul 02. 2018

요즘 내 방송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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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방송 취향은 단조롭다. 언젠가부터 예능, 드라마나 영화를 보지 않게 됐다. 예전에는 유명하다는 미드, 일드 쫙 받아놓고 밤새도록 보고 그런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걸 볼 시간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말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책 볼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분명 나는 공유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가 나오는 [도깨비] 조차 보지 않았다. 예능이나 드라마 보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나도 살코기화가 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매일 하는 일은 아침 7시에 하는 본방은 못 듣고 오후에 올라오는 [뉴스공장] 영상 버전을 보는 것이고. 그날 방송한 [뉴스룸]을 본다. 그 와중에 꼭 챙겨 보는 프로그램은 목요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금요일 [궁금한 이야기 Y] 토요일 [그것이 알고 싶다] 다 전부 SBS 방송이라는 게 특이하군. 가끔가다 주제에 따라 [PD수첩]을 보거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추적 60분],[이규현의 스포트라이트][뉴스토리] 등을 본다. 내 취향은 픽션이 아닌 사실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온통 시사만 듣고 보고 있는 요즘. 드라마 보며 눈물 흘리던 내 감성 어디로 간 건가. 

자기 전엔 팟캐스트 [크라임]을 듣다 잠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아쉬운 점은 매일! 올라오는 게 아니란 거다. 김 PD님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자기 전에 듣기 좋은 크라임, 내용은 비록 살인사건 프로파일링이라 할지라도 목소리는 달콤하다. 최근 [휴식을 위한 지식]을 알게 돼서 그걸 틀어 놓고 듣다가 잠을 청한다. 갑자기 역사에 꽂혀버린 덕분에 재미있게 듣고 있다. 너무 집중해버리면 빨리 잠이 들 수 없긴 한데 그래도 계속 듣다 보면 어느새 잠드는 게 사람들이 ASMR 틀어놓고 잠을 청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그나마 영화관 가길 좋아하는 남자친구 덕에 신작 영화들은 종종 보긴 하지만 난 사실 영화관 가는 걸 싫어한다. 사람이 너무 많아 답답하고 중간에 스페이스 바를 누르고 쉴 수도 없고, 불편한 공간이랄까. 그리고 막상 재미있으면 혼신의 힘을 다해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보고 나면 진이 쭉 빠지고 힘들다. 늙은이 같다. 

 재미있다는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전혀 아쉬울 게 없고, 어릴 때처럼 어제 그거 봤어? 하면서 수다 떠는 나이도 지난 것 같고, 뉴스는 어른들, 아빠들이 보는 거라 생각했던 어린 시절. 요즘 내가 그 아빠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현실은 드라마 속 판타지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일까. 하지만 현실 속 이야기가 좀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취향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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