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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Jul 19. 2018

허진모 [휴식을 위한 지식] 한 눈에 보는 미술사

0719

팟캐스트 휴식을 위한 지식


요즘 즐겨듣고 있는 팟캐스트 [전문세] 계속 자기 전에 틀어서 듣다 잠들어서 페르시아 전쟁 3차편만 몇일째 듣고 있는지 모르겠는 요즘. 진도 좀 나가야 하는데.. 전문세에서 허석사라고 불리는 허진모의 책을 하나 빌렸다. 알고 봤더니 뉴스공장 PD님이었던! 유식 대장이었네. 피디님이.

제목은 [휴식을 위한 지식]으로 팟캐스트 이름과 동일한데 책 아래 조그맣게 적혀있는 [한눈에 보는 미술사] 가 좀 더 책 내용에 적합한 제목이라고 볼 수 있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허진모가 교양으로서 열공 하면서 알게 된 미술사 지식들을 본인처럼 미술전공자가 아니고 미술을 잘 모르지만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작성한 미술교양 서적이다. 겁먹지 말라. 이 책을 보고 조금이라도 알고 미술관에 가보자. 그런 느낌. 하지만 전부 해외인걸요 ㅋ


나름 한때 미대언니


내가 대학생 때 굳은 의지를 가지고 혼자 도서관에서 읽고 공부하던 딱딱한 미술사 책은 아니고 중간중간 허진모의 생각과 추측이 들어가기도 하고, 가볍게 넘기면서 읽을 수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복잡해지는 무슨주의 무슨주의를 볼때면, 예전 생각도 나고 머리가 지끈 해졌다. 
내가 미술사 공부를 혼자 하다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뀌었던 이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대가 근대, 현대로 다가오면서 너무 의무적으로 사조의 틀안에 화가들을 분류해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지쳤달까. 표현주의, 인상주의. 이런 주의들 말이다. 그래서 반대로 고전보다는 1900년대 이후 위주로 알고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살바도르 달리라든지, 앤디 워홀이라던지. 뒤샹이라던지 이런 인물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그랬었다. 미켈란젤로를 좋아했지만 그 말고 아는 바가 없었고, 시대를 한참 건너뛰어 앤디 워홀을 좋아했던 나.

그 중간중간 시대별로 걸쳐있는 많은 예술가들을 인생을 훑어보는데 도움이 됐다. 단지 시대별로 작가를 익히고 작품을 아는것 이상으로 그 시대 주요 역사와 연결 지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책을 한번 읽는다고 그 많은 화가들이 다 외워지는 것도 외울 필요도 없다. 정말 책 제목 그대로 휴식을 위한 지식이었구나!


1장 상식에서 시작하는 미술사


 들어가는 단락으로 가볍게 시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술품 경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경매 관련해서는 배운 적도 없고 나와 다른 세계 이야기였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림이기에 부르는 거에 따라 가격이 무한대로 올라가 버리는 그림의 가격. 정작 그 그림을 그렸던 저세상의 작가가 현재 자신의 그림의 가격을 알면 얼마나 놀라고 어이없어 할까. 


2장 이미 알고 있을 화가들
3장 알듯 모를 듯한 화가들
4장 잘 모르겠지만 알면 좋을 화가들


2.3.4장은 짧게 짧게 미술사에서 주요한 화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한정된 책 공간에서 많은 이야기를 담다 보니 각각 화가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나 이미지를 보긴 힘들고, 전반적으로 예술가들을 훑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내가 상대적으로 지식이 많은 작가가 나왔을 때 너무 간추렸잖아! 생각하기도 했지만 최소한의 분량이라 어쩔 수 없는 듯.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작가 이름은 몰라도 그림은 아는 작품들이 엄청 많아서 놀랐다. 사진 없던 시절 유명한 인물의 초상화는 길이길이 남는다. 특히나 나폴레옹 말 타는 그림 같은 거나 
책을 읽다 보니 예전에 공부하던 대학시절  파릇파릇한 내 모습도 생각나고 그래서 옛 생각하느라 책을 읽다 멈춘 적도 있다. 잠도 잘 안 왔다. 너무 아련해서 말이지. 

확실히 그림은 직접 가서 봐야 한다고, 책에 가로세로 몇 센티 크기로  나와있는 정도의 사진 가지고 이 작가들의 진면목을 알기는 힘들다. 게다가 그림 디테일도 뭉개져서 인터넷에 작가와 그림 검색해보느라 시간을 할애했다. 그래도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아야 나중에 찾아가서 볼 수 있겠지.


아쉬운 점


작가의 출생연도나 활동 시기는 나와있지만 책에 나온 그림들의 제작연도(추정 연도라도)가 대부분 나와있지 않고, 이 그림이 어디에 걸려 있는지 나라와 미술관 이름까지 나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쉽다. 미술관까지 나와 있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텐데, 어디 가서 무슨 무슨 그림을 보고 와야겠다.. 그런?


5장 미술에 대한 생각의 흐름, 사조


앞장에는 시대에 상관없이 인지도순으로 작가들의 일생과 주요 작품을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 5장에 가서야 르네상스 이후부터 20세기 초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표현주의까지 이야기하고 그 후는 적당히 마무리된다. 그 이후에 나오는 대지미술이나 페미니즘 예술, 팝아트까지는 다루지 않았다. 전부 다 넣고,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까지 다룬다면 책이 2배로 두꺼워지던가 할지 모른다. 아니면 미술사.라고 부를 수 있는 시기가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난 후에 평가를 하고 정리하기 때문에 제외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참고문헌이 많이 적혀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하나도 안 나와 있어서 당혹스러웠다. 이 지식들의 출처는 어디일지 궁금해졌고, 책을 지필 할 때 미술작품들의 사진은 저작권 상관없이 넣을 수 있는 건지가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사진이 많긴 하지만 담긴 내용들이 방대한 편이다. 정말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술사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는 적당한 미술사 입문서라고 평가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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