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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Jul 25. 2018

결국엔 점인가

0724

두 명 중 한 명이 되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었다. 친구 소개로 예상치 않던 면접을 보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면접 본 다른 사람이 되었다네. 정황상 그 사람이 뽑힐 확률이 훨씬 높다는 걸 듣고 그래. 모 그렇지. 생각하고 말기로 했다. 아직은 좀 더 백수여야 하는 운명인가 보다.

그 와중에 내일 친구랑 점을 보러 가기로 했다. 나를 회사에 소개해준 그 친구랑. 그냥 이런저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점이나 보러 갈까?"
던진 말에 친구가 용한대를 소개받았다고 바로 알려줘서 후다닥 예약을 했는데 그게 내일이다.

어차피 잠깐 설레발 했던 일자리도 무산이 되었으니 더욱 울적한 마음으로 점을 보기 적절한 상태가 되었다. 요즘 무기력하고 의지 없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게 장기간의 백수생활이 지속돼서 그러는 건지, 날씨가 더워서 그러는 건지 둘 다인 것 같은데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목표를 상실했달까!

당차게 회사를 박차고 나왔던 총기 넘치던 나는 어디로 가고 게으르고 나른해진 내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냥 괴로워만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신?!의 힘을 빌려 자극을 받아볼까 한다. 원래 사주나, 점 같은 거 자주 가서 보는 편은 아닌데 때때로 고민이 많거나 할 때 찾게 되는 것 같다. 

신점은 한번 본적 있어서 크게 무섭거나 하진 않는데 일반 사주, 타로집보다는 긴장되는 건  사실인 듯. 전에 봤던 점집에선 엄청 혼나고 나왔고, 하지 말라고 하는 거 하나도 안 지키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결국 점을 봐도 내 맘대로란 소리다. 그럴걸 알면서 왜 또 마음이 뒤숭숭하면 찾게 되는 건지. 그냥 어딘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듯한 조언을 해줄 사람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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