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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Aug 08. 2018

엄마 수행비서

0808

느지막이 일어나서 얼마 전에 다 읽은 책의 독후감을 쓰고 있었다. 

엄마가 갑자기 갑자기 나긋나긋한 말투로 말한다 (뭔가 부탁이 있다는 소리다)

내일 1박으로 가평에 가자고 한다. 갑자기! 내일! 당장!

엄마가 요즘 친하게 지내는 아줌마랑 같이 가평이 볼일이 있단다.

그런데 왜 내가 함께?!

나는 운전사이자 수행비서이기 때문이다. 하하


엄마 다리인대 수술하고 한 달 정도 지났다. 최근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도 찍었는데 잘 아물고 있는 듯.

그리고 처음에는 전혀 걸을 수 없었는데 요즘엔 조금씩 걸을 수 있다. 목발 없이도.

60대인 엄마가 다시 6살 아이처럼 아장아장, 조심조심 걷게 되었다.


내키지는 않지만 별 수 있는가. 알았다고 하고 가평 펜션을 알아봤다. 

하루 만에 숙소 구하기가 쉬운가. 가격과 위치가 잘 맞아야 하고 후기도 살펴야 하고 생각할게 많은 일이다.

또 3명이서 묵을 방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가격대가 많이 올라가기도 하고,

그래서 몇 시간 동안 검색해서 저렴하고, 계곡이 바로 앞에 있다는 펜션방 2개를 예약했다. 가평 펜션만 한 100개 검색해 본 것 같다.


엄마랑 아줌마 같이 묵으라고 하고 나는 혼자 있을 생각이다. 밤에 볼 책을 가져가야 하나. 엄마 노트북을 가져갈까.

이런저런 생각 중이다.

업체 사진과 후기는 나쁘지 않은데 도통 믿을 수 없지 않은가. 업체 사진은 대부분 뻥튀기고 후기 또한 협찬일지 허위일지 모르는 상황. 도박의 심정이다. 내가 꽤 저렴한 방을 예약했기 때문이지. 완벽한 숙소는 없으니 가보자!


모르겠다. 엄마는 그냥 밤에 고기 구워 먹고 계곡에 발 담그기만 하면 된다고 했으니 

어차피 내일 출발이라 환불도 어렵다. 그냥 가야 하는 상황.


운전기사+수행비서로 내일 1박 2일 출장을 간다.

엄마랑 여행을 가는데 딸의 마음가짐은 이렇다.

나쁜 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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