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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Aug 14. 2018

행운의 네잎클로버

0811

어렸을 때 소풍 가면 꽃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클로버 

정말 오랜만에 클로버가 피어있는 모습을 봤다

대파와 실파,상추가 심어 있는 텃밭 한구석에 작은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었다


나는 어린 시절 네잎클로버를 발견한 적 없다엄청 레어템이지 않은가

오랜만에 클로버를 보니 은행잎이나 단풍잎을 책 사이에 꽂아놓고 말리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중학교 때였을까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나뭇잎을 받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나

그렇게 겨우 받은 나뭇잎을 짝사랑하는 오빠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두꺼운 책 사이에 끼워 놓는다.

책 사이에 나뭇잎을 끼워놓았었는지조차 잊고 있다가 나중에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납작하게 바싹 마른 나뭇잎을 코팅해서 책갈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요즘 학생들은 그런 게 다 있냐며 촌스럽다고 생각하려나


어린 시절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건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막연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 순간을 

의미할까. 사귀는 걸 의미했을까

어렸을 때는 사귀는 게 뭔지도 몰랐다

몰해야 하는 건지도.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애매한 말이 없군

-그렇게 애 낳고 지지고 볶고 살았습니다

아닌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로 이야기를 급하게 마무리 짓는 느낌이다.

남녀관계가 사귄다고 끝도 아니고 결혼해도 끝이 아닌데 어린 시절에는 묘한 환상이 있었던 걸까.


 다시 2018년의 나로 돌아가서 


네잎클로버를 찾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찾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무색하게 요즘은 인공재배로 네잎클로버가 재배된다고 한다

또 식용도 가능한지 검색해보고 처음 알았다

쉽게 발견할 수 없기에 행운의 상징이었던 네잎클로버가 지금은 흔해져서 행운의 상징이라는 말을 붙이기 어렵게 됐다.

대형 프랜차이즈 음료 위에 올라갈 정도로 흔하고 값싸졌다.


그래도 인공재배되지 않은 자연산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게 된다면 

행운!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오늘은 운수가 좋구나

오늘의 운을 이 네잎크로버가 다했구나생각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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