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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Sep 07. 2018

그들이 불쾌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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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네이버 테크'입나다.
해당 콘텐츠를 ~  네이버 메인 테크 판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댓글이 하나 달렸다. 내가 포토샵의 퍼핏 기능을 사용해 여성의 다리를 길게 만드는 강좌 포스팅이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메인에 노출돼서 사람이 많이 들어오면 좋은 거지. 생각했다.

역시나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방문했고 이웃추가 와 서로이웃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불편한 댓글이 몇 개 달렸다. 내가 사기꾼이라며 고소하겠다는 사람. 철컹철컹 (위트일지 모르겠으나 기분 나쁜 건 사실) 저런 건 사기라며 댓글로 불쾌감을 드러내거나 사기 테크를 잘 배웠다며 칭찬같이 않는 칭찬을 하는 사람, 내 포스팅으로 인해서 성형이 많아진다는 둥 그런 걸 강요하는 사회가 될 거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왜 저러지?'


의아했다. 몇 개의 댓글을 신고 처리 후 더 이상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지 못하게 처리했다. 물론 대 댓글로 한소리 하고 싶은 마음으로 부글부글했다.

"이거 테크판인거 안 보이는가? 포토샵 퍼핏의 기능은 오브젝트를 티 안 나게 늘리고 변형하기 유용한 기능이다. 그리고 다리 늘리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사람의 쪽지를 받고 방법을 설명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여자 다리 썸네일보고 들어와 놓고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해명이 변명같이 느껴지고 구질구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을 사람에게 응대해봤자 나만 화가 날 뿐이다 생각하고 마음을 삯였다.



그러다 궁금해졌다. 왜 다리 늘리는 강좌에 몇몇 사람들이 부들부들하는 거지? 포토샵으로 성형을 하고 진짜 모습이 아닌 가짜로 둔갑한 미인에게 속은 적 있나? 진짜 원본이 아닌 보정된 가짜에 속고 살았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대한 불쾌감일까?

 내가 뉴스 기사를 접하고, 그것은 명백히 가짜 뉴스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을 때의 불쾌감과 비슷한 걸까? 그동안 속았다는 느낌? 지금도 속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불안감 때문일까?


 가짜 뉴스가 생산되고, 팩트만을 말한다고 생각했던 뉴스 기사에 뒤늦게 배신을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뉴스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나. 물론 내가 신뢰하는 언론과 언론 역할을 하는 매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마음이 [의심하고 본다] 인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의 선의도, 일게 인터넷 신문의 기사 또한 그렇다. 

관심 없는 연예인 둘이 사귄다는 기사가 왜 오늘 기사에 뜨는지. 누군가가 다른 이슈에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날을 잡고 푼 거라든지. 점점 음모론자에 가까운 발언을 하고 있구만. 



엄마가 tv를 보고 있다. 

"김건모가 선을 보고 있어~" 엄마가 말한다.

여성스러워 보이는 긴 머리 여성이 김건모 앞에 앉아있다. 나는 생각했다. 

'저 여자는 전국에 자기 얼굴 팔리면서 유명 연예인과 선을 보는 과정을 촬영을 하는 이유가 몰까? 진짜 만나 볼 의향이 있으면 방송이  아닌 사적으로 만날 텐데'

다음날인가 그날 저녁인가 인터넷 기사를 하나 봤다. 김건모와 맞선을 본 여성은 웨딩업체 직원이라는 사실과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닐까. 의구심을 제기하는 기사였다. 내가 본 기사에는 회사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찾아보지도 않았다.


다음날 엄마는 어디서 봤는지 (종편이겠지) 

"김건모가 선본 여자애가 채시라 남편 김태욱이 하는 회사 웨딩 관련회사 직원이래"라고 말한다.

그 여성 직장이 어디든, 엄마는 여자애가 참하고 괜찮아 보이고 김건모도  돈 많고?! 괜찮으니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건모도 여자한테 잘할 스타일이라며 진심으로 둘이 잘 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나는 엄마에게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럼 그렇지. 볼 것도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나와 엄마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엄마는 여성이 본인 직장을 홍보하러 나왔던 아니던 친구 아들이 선 본 것 마냥 둘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고, 나는 보자마자 저 여성이 왜 나왔을까?부터 의심했다. 연예인과 관련된 회사의 직원이 나왔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 회사는 제작진이 촬영 여성을 물색할 때 다다르기 적합한 위치라는 생각을 했다.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서 직원이 나왔던, 우연이던 하루 이틀이 지나자 기자들은 더욱더 신이 났다.(기자라고 부르기 민망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추측하고 의심하고 비난하기 적절한 조건이다. 나는 이런 휘발적인 기사보다 보이지 않는, 내가 모르는 비밀을 알고 싶은데  내가 무얼 모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런 건 기사로 안 나오니까.  


보이는 것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다. 내 다리를 포토샵으로 길게 늘리고 허리는 좀 더 잘록하게 가슴은 더 크게, 눈도 키우고 얼굴은 갸름하게.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는 얼마든지 변형, 조작이 가능하다. 방송도 똑같고, 뉴스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사실만을 다루는 뉴스라도 어떤 기사를 선택해서 내보낼 것인가 선택의 문제라는걸 생각해보면 진짜 그대로, 팩트 그대로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 포토샵으로 보정된 여성 이미지에 대한 불쾌감이 생겼을까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정처 없이 흘러가버린 내 생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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