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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Oct 17. 2018

의심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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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블로그 포스팅 링크 하나를 줬다. 한 사진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tvn [알쓸신잡]에서 자신 사진을 여러 장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고발하는 내용의 포스팅이었다. 이탈리아 피렌체 촬영 중 김영하 작가는 피렌체에 있는 영국인 묘지를 다녀왔고, 자연스럽게 프랑스에 있는 공원 같은 묘지 이야기가 나왔다.  프랑스 페르 라셰즈 묘지를 설명하는 전면 CG에 그 사진작가의 사진을 사전 협의 없이 사용한 것. 

 직접 사진 찍은 사람은 안다. 어떻게 잘라내고 이미지를 변형시켜도 자기가 찍은 사진이란걸. 


 최근 알쓸신잡 전편을 몰아봤고, 유익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알쓸신잡 보고 떠난 국내 여행지도 많았고 말이다. 이번 시즌 3은 유렵을 배경으로 해서 기대가 컸고. 예술, 철학, 역사를 논하는 지적인 프로그램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실망이 크다. 방송국은 어딜 가도 똑같다. 도둑놈들, 착취자들이라는 생각은 tvn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세월호 뉴스 장면을 예능에 사용해서 물의를 일으켰던 MBC [전지적참견시점]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적절하지 못한 자료의 사용.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 방송이란 게 다분히 의도를 가지고 재미를 추구하던, 감동을 추구하던 어떤 목적을 향해 달려간다. 그들은 자기가 만드는 방송에 대한 욕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최상의 이미지, 연출을 하고 싶다! 이런 마음? 


 그런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떻게 버젓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그것도 살아있는! 사람의 사진을 아무말 없이 퍼다 방송에 내보냈을까 의문이다. 사진 소스는 조연출의 실수였다. 이런 식의 결론을 내리고 꼬리를 자르는 게 가장 흔한 결말이긴 한데, tvn은 발 빠르게 짧은 사과문과 함께 사진작가와 연락해서 협의를 한다.는 기사를 올려놓았다.


 그래. 사진이 다른 사진자료들 보다 좋아서 사용했고, 제작진이 무지해서, 꼼꼼하지 못해서 실수했다.라고 한다면  실망스럽지만 한 번쯤 넘어가 줄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사진사용 문제와 함께 붉어진 프로그램 사전 연출 의혹이다.

포스팅을 올린 작가는 프랑스의 묘지가 두 개 있는데 사진자료 한장은 다른곳에 있는 묘지 이미지를 잘못 사용했고, 페르 라셰즈 묘지가 파리 시내에 있다는 설명 또한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위치는 시내라기보다 파리 외각에 가까운듯. 


 그리고 김영하 작가가 언급한 프랑스  페르 라셰즈의 쇼팽과 짐 모리슨의 묘. 그런데 이 발언이 사진작가가 2014년에 올린 포스팅 내용 그대로라는 거다. 이 사진작가가 지금 사진도용 한거에 화나서 과한 억지를 부리는 건가. 하고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긴 했지만 글을 읽다 보니, 유명인 특히 작가들의 무덤도 많은 곳이라면 쇼팽과 짐 모리슨 말고도 한 명쯤은 다른 소설가를 언급하는 게 좀 더 적절했다. 


 최근 읽은 김영하의 도쿄에세이에 그가 일본 작가의 무덤을 찾아간 이야기가 나온다. 김영하 작가가 여행을 다닐때 묘지를 방문하는 것은 거짓이라할 수 없지만 그가 콕찝어 말한 두 인물때문에 사진작가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의심의 씨앗이 발화한다.


제작진의 가이드는 없다. 짧게 적어 놓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 와서 어찌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방송은 모든게 연출이다" 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각자가 갈 장소 정도만 협의하고 대화는 자유롭게 진행되고 그들의 지식, 생각 또한 진짜라고 믿었는데, 이제 어디까지 믿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제작진의 해명보다는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지만, 제작진이 해명해야지 출연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믿고보는 출연진들과 좋아하던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커져버렸다.

실망스럽다



제작진의 가이드는 없다. 짧게 적어 놓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 와서 어찌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방송은 모든게 연출이다" 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각자가 갈 장소 정도만 협의하고 대화는 자유롭게 진행되고 그들의 지식, 생각 또한 진짜라고 믿었는데, 이제 어디까지 믿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제작진의 해명보다는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지만, 제작진이 해명해야지 출연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믿고보는 출연진들과 좋아하던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커져버렸다.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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