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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Oct 04. 2018

방랑 김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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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의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결론은 집이 가장 편하다. 이긴 하지만 이번 여행은 최장기간 국내여행 및 최장거리였다는 게 의미가 있다. 군산-목포-진도-남해-부산 격한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한 바퀴 빙 둘러보고 왔다. 물론 일정상 몇몇 지역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지만 너무 좋았던 여행이다.


군산 영암동 철길

성심당을 시작으로 군산근대역사관과 주변 스탬프 투어, 그리고 영암동 철길까지 부지런히 둘러봤다. 초원사진관, 히로쓰가옥, 동국사까지.군산은 생각보다 꽤 도시 같았고 잘 갖춰진 모습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쓰는 것 같다.

영암동 철길은 좀 더 일찍 와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기차가 다니던 시절에 와봤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네. 주변 풍경은 상점이 많고 추석 연휴 마지막날이라 북적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벗어나고 싶어 계속 걷다보니 사람이 없고 철길이 이어진 곳까지 가보게 되었다.내가 생각하던 풍경을 조금이나마 보고 올 수 있었다.

목포는 항구다

무작정 찾아간 목포, 목포 역시 근대역사관을 둘러보고 높은 곳에 올라가 목포 시내를 내려다봤다. 목포진 역사공원을 둘러보고 영화1987 촬영지로 유명한 연희네 슈퍼를 가서 인증 사진도 찍고,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 이난영공원, 갓바위까지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날.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간 게장+삼합 집에서 1인 게장정식 공짜밥도 얻어먹고 이야깃거리가 많다. 


진도로 넘어오는 다음날엔 목포신항에 가서 세월호를 직접 봤고,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강력 추찬한 순대국밥도 먹어봤다. 정말 맛이 남달랐던 순대와 국물의 맛!


진도 세방낙조

막연히 진돗개를 봐야겠다고 찾아갔던 진도, 이번 여행은 알쓸신잡에서 본 영향으로 목포와 진도를 갈 수밖에 없었다.가보고 싶었다.운림산방과 쌍계사를 둘러보고 진도개테마파크에 가서 진돗개 공연을 보고 아래쪽으로 내려와 진도남도석성 담 위에 올라가서 한 바퀴 거닐고,사람들은 팽목항이라 부르지만 실제 이름은 진도항이었던 곳을 방문했다.


 일몰시간을 처음 검색해본 것 같다. 해가 지기 전에 세방낙조 전망대에 가서 바다를 보며 떡볶이를 하나 먹고 일몰을 봤다. 일몰 직전 해가 그렇게 훅 사라지는지 몰랐네. 해가지고 나니 갑자기 밤이 돼버렸다. 오전에 가서 봤던 진도대교의 야경을 찍어볼까 하고 어둠을 헤치고 진도타워리 가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방문했던 지역중 가장 좋았고 행복했던 곳이 바로 진도다.


남해 보리암

진도와 남해는 거리가 멀다. 3시간을 달려야한다. 이미 3일동안 빨빨거리고 돌아다녀서 체력은 바닥이었는데 기어이 보리암에 올라갔다. 높은 곳에 주차장이 있어서 많이 올라가는건 아니지만 오르락 내리락 계단으로 이동하고 볼게 많아 힘들었던 날. 게다가 배탈까지 나서 큰일 날뻔 했다. 금산산장으로 이동해서 주인할머니께서 만들어주는 볶음밥과 사발면을 먹고 내려왔다. 살다살다 이런 풍경은 처음 봤고, 바람이 너무 시원했고 풍경도 아름다웠다. 


 독일마을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져 시계는 3시를 가르키고 있다. 주차장에서 기절해서 한시간 자고 4시에 일어나 독일 마을을 둘러보고 전망 좋은 카페&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올라왔는데 정작 봤어야 하는 파독전시관을 둘러보지 못하고 나왔다.

 남해는 생각보다 컷고, 길이 꼬불꼬불 해서 이동시간이 길다. 차로 빨리 달리지못한다.남해는 많이 아쉽다. 또 가야한다!

부산 광안대교

토요일 아침 부산으로 넘어간다 2시간 반 걸린다고 나왔던 부산. 부산은 여러번 가봐서 딱히 가보고 싶은곳도 먹고싶은 음식도 없었는데 부산 비엔날레 가보려고 방문했다.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은 건물도 으리으리하고 새건물이라 멋있더라. 지하1층부터 2층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전시를 관람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 [비록 떨어져 있어도]의 주제는 분열된 영토다.우리나라 작가포함 세계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자신들 나라의 분단,이념,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남북관계가 극변화하는 요즘 시기에 적절한 주제였고 전시였다. 

부산현대미술관 말고도 시내에 있는 구 서울은행본점 건물에서도 전시가 이어지고 있어서 그것까지 함께 둘러봤다. 

부산의 차도는 길이 넓은데 복잡하고 다른 지방보다 차가 많아 운전하기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기절하기 일보직전!

광안대교가 정면으로 보이는 전망좋은 숙소에와서 좀 쉬다가 ktx타고 부산으로 온 남친과 늦은 저녁으로 광안리 이자카야에서 맥주한잔! 캬~


다음날 일요일 출근전날! 빵천동(남천동)에 들러 빵을먹고 영도에 있는 삼진어묵 본점에서 엄마가 주문한 어묵을 사고, 부산3대짬뽕 중 하나라는 복성반점에서 짬뽕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다.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지만 5시간의 분노의질주와 가뭄의 단비같던 휴게소. 

 장기간 여행으로 몸은 천근만근인데 새로움을 많이 경험하고 느꼈다. 정말로 애국가 가사로 나오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말에 격한 공감을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경치좋다 생각했던 괌과 일본 유후인,교토 저리가라인데 내가 그렇게 우리나라를 모르고 살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나라는 볼것 없고, 지방은 다 시골일 뿐이다고 생각했는데 각 지역마다 역사가 있고 자연이 있고 그곳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이 있었다.맛좋은 음식도 물론이고 말이다.



또 장기간의 여행포스팅이 올라갈거다.포스팅을 올리면서 추가적인 공부도하고 여행을 회상하는건 너무 즐거운 일이다. 영혼의 포만감을 느낀달까!

다음 장기여행은 반년 이후로 미뤄지겠지만 다시 준비해서 떠나보려 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여행이 끝난게 아니라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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