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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Nov 20. 2018

백수는 인류의 미래다!

고미숙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연암은 21세기 백수의 멘토이자 벗이다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알게 된 고미숙 선생님. 제목이 내 스타일이야! 내가 추구하는 삶. 그래서 읽어봤는데 뭐랄까...

이렇게 급진적인 책이 있단 말인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통쾌하게 말해주는 책이었다.


지금은 일시적으로 주 5일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이제 내 마인드는 언제나 백수다. 그리고 다시 자유로워질 그날만을 고대하고 있다. 

 1년 정도 백수로 지냈고 나는 백수다!라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지만 그렇다고 돈을 벌고 있지 않은 건 아니었다.

책 제목에 나와있는 백수라는 단어는 단지 취업 준비생, 취업 포기생, 아무런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집 밥만 축내는 사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한 노동보다는 내 한 몸을 자립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 직장인들에 비해 사색하고, 공부하고, 놀~! 시간이 많은 행복한 사람들을 말한다. 



핵가족에서 1인 가족으로, 혼밥이 대세고  개개인이 홀로 무거운 삶의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시대, 

취업률은 올라가지 않고, 흙수저,금수저 이런 말로 스스로를 자조하는 시대. 

삼포세대, 사포세대, 젊은이들이 가져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세대,

공무원 시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대. 

이런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은 시작한다. 

지금까지 무조건 이길이 정답이다. 생각하고 걸어왔던 길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다른 길도 있으니 한번 볼래? 하고 제시해주는 책이다.


자립+친구(우정)+공부(고전)


일단 백수라도 집을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나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집이 너무 편한 걸 ㅠ. 공동거주. 이런 대안이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나는 자신 없다. 그래도 일단 집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밖으로  뛰쳐나와 도서관이든 도서관이든 도서관이든 가야 한다.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독서이자 공부다. 

혼밥을 금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해야 한다고 한다. 함께 공부하고 밥을 먹는 지식공동체, 고미숙 선생님이 지금 실천하고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낯설지만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엔 동의한다. 


삼수까지 해서 남들이 좋다는 대학에 들어가고 안정적인 정규직이 되는 삶을 꿈꾸고 살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2000년대 중후반에도 취업하기 어렵다는 뉴스만 계속 나왔다. 그렇게 원하던 정규직이 되었어도 처우가 좋지 않았고 회사는 부조리했다. 나는 나만 잘하고 능력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았다. 다니던 회사의 팀이 폭파되고 자의반 타의반 프리랜서 생활을 해보니 몸과 마음은 정규직보다 널널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묘한 갈등. 우리는 함께할 수 있는 동료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지금의 나는 모든 회사를 거부한다. 일단 회사는 거부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속 고민 중이다.

돈을 버는 활동은 해야 하겠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슬기로운 백수생활을 꿈꾼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좀 더 가질 필요가 있다.  같이 공부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좋겠지. 그리고 수많은 책에서 언급하는 고전의 중요성도 다시 각인 받게  되었다.

자칭 우주 유일 고전평론가의 책을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고전,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예시로 많이 들었다. 고미숙 선생님을 연암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ㅋ 

 앞으로 고미숙 선생님 책을 많이 읽게 될 것 같은 느낌!



166p

요즘 청년들은 조직이나 노동에 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제활동을 거부하는 건 아니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하고 싶을 때 하기를 한다. 

그래서 정규직을 확대하는 것보다 계약직이나 프리랜서의 위상을 높여주는 게 낫다. 


옳소!


258p

가장 시급한 일은 이 전제 자체를 뒤집는 것이다. 꿈이나 목표 따위는 필요 없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사명 따위란 없다. 삶에는 본디 어떤 의미도 없다. 삶은 오직 사는 것 그 자체만이 목표다. 살다 보니 돈도 벌고 만나고 헤어지고 창작도 하고 정치도 하는 것이지, 그 반대는 절대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사랑을 위해! 예술을 위해! 정치를 위해! 그렇게 목표 지향적으로 살다 보면 결론은 허무다. 그 자체가 망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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