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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Feb 04. 2019

[월간에세이] 1월호

2019년 1월자 월간에세이를 구독해봤다. 1987년!부터 발간한 월간 에세이는 정통 에세이를 싣는 '장르 문학잡지'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 우리들의 인생을 담은 잡지로 한국 문인에서부터 문화예술인 정치인, 언론인, 의료인, 학자, 교육자, 방송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인사들의 인생 연륜을 '에세이'에 담았다.

책이 얇고 가벼운 편이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읽기 좋다. 왔다-갔다-왔다 하루 반 정도에 다 읽어버린 월간 에세이. 

월간 에세이를 보고 느낀 점은 진짜 '연륜'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글쓴이들의  느낌이 그렇다. 나보다 좀 더 삶을 살아본 어른들, 여러 분야의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세대 차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지금의 나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몇 명인지 이름이 뭔지, 어린 친구들이 쓰는 약어, 은어들은 알지도 못하고 관심이 없다. 한두 번 내가 너무 늙은이 되는 거 아냐? 하고 익혀보려 했으나 잠깐뿐이었다.

대신 나이가 들면,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면 어떤 기분일지 어떤 게 관심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 더 궁금해졌다. 

지나온 시간은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중년, 노년은 앞으로 다가올 문제니까.

1월 호는  교수님, 작가, 시인의 글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였는데 중년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딸을 시집보내고 쓴 엄마의 글이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좀 쓰려왔다.

딸이 결혼해서 내 품을 떠난다는 사실이 섭섭하지만 아예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돌아올 기약 없이 살게 됐다. 

아쉽고 속상한 마음도 있었지만 부모가 아닌 개인으로는 좀 더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된다. 

문득, 시집 안 가고 집에 얹혀살면서 엄마에게 배고파 밥밥!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같이 이렇게 사는 게 효도가 아니라 시집을 가는 게 진짜 효도인가? 

어떤 엄마의 글을 보니 고민에 휩싸였다.

1평 남짓의 세상. 이 글은 운전면허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택시를 많이 타는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이다.

택시.. 택시라는 단어는 사실 나에게 즐거운 이미지는 아니다. 최근 있었던 택시파업도 그렇고, 운전하다보면 무법자처럼 운전하는 차는 상대적으로

택시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택시운전 기사가 그런게 아닌 걸 알면서도 안좋은 기억만 강하게 남아 있지만 또 이렇게 훈훈한? 글을 보면 유독 친절했던 노년의 기사님이 떠올랐다. 

영재발굴단에 나와서 유명세를 탄 이수의 인터뷰가 담여있다. 어린 아이에게 영재라는 말은 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도 영재라 부르고 싶지 않다. 영재라는 단어는 부모들이 좀 더 듣고 싶은 말이 아니겠어? 

 이수는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 그림을 그리게 된 생각, 글,이야기가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학교를 다니지 않고 제주도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잘 자라서 행복한 예술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창덕궁 산책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봤다. 

창덕궁 후원이 일반인들에게 오픈되고 예약해서고 둘러볼 수 있을 때 엄마랑 함께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가 볼 수 없는 창덕궁 후원.

그 후원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 등이 적혀있는 책인데 언뜻 보면 사진을 포토샵 필터로 보정한 건가 싶은 삽화를 발견했다.

근데 그림 오른쪽 밑에 '희철'이라고 쓰여있는 게 글쓴이와 동일하자나? 대학교 교수님인데 전공이 안 나와 있어서 아니 무슨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신대? 하고 찾아보니 건축과 교수님이었다.

펜담채화로 전시도 하고 책도 내신 분이었다. 어반스케쳐라는 책을 구입할 정도로 이런 그림이 좋은데 정작 나는 노트와 고체 물감을 사도 그리지 않았다. 그림만 봐도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일 것 같다. 우리나라 풍경이라 더 좋았고 나도 휴대폰으로 사진만 담지 말고 그림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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