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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Aug 01. 2019

고양이 생태의 비밀

[고양이 박사]로 불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동물생태학자가 쓴 책이다. 1990년대 일본 규슈 북부에 있는 일명 '고양이 섬' 아이노시마에서 7년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해 고양이의 알려지지 않은 생태를 밝혀냈다고 한다. 

책에 의하면 인간이 고양이와 함께 지낸 시간이 1만 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고양이의 모습은 비슷하니 같은 고양이라 생각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코리안 숏헤어, 코숏이라 불리는 이 고양이는 거슬러 올라가면 유럽살쾡이와 리비아 고양이 등 현존하는 몇몇 종의 야생 고양이가 조상 후보에 있었는데 최근 DNA 유전자 비교 감식한 결과 코숏 고양이의 조상인 야생동물은 '리비아 고양이'라 밝혀졌다고 한다. 아프리카 북부에서 중동, 서아시아 지역까지 분포하는 야생 고양이가 이렇게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넘어와 정착하게 된 거다. 


P33 사람과 고양이가 만난 지 1만년이 지나는 사이에 고양이는 인간의 일방적인 형편에 따라 신성한 생물로서 이상할 정도로 소중히 다루어진 시대가 있는가 하면 거꾸로 악마의 시종이라는 누명을 쓰고 학대 당한 시대도 있었다. 
'사람'과 '고양이'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좋든 싫든 인간이라는 생물의 이기주의가 뚜렷이 드러난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과 고양이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는 먼저 고양이와 관계를 맺어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 자신에게 잘못이 없는지 한 번쯤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어본 적 없어 무지했던 나에게 고양이의 생태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수컷 고양이들은 그들의 삶의 경험(나이)와 덩치가 그 세계에서 강자가 된다고 한다. 인간 세계와 비슷하다. 물론 지금의 인간 세계는 돈과 권력 등 다른 요소가 작용하지만 말이다.

강한 수고양이가 암고양이와 번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어린 시절 동물의 왕국에서 보던 것과 다르지 않다.  여러 마리의 수고양이가  암고양이을 에워싸고 경쟁해서 암고양이는 수고양이를 선택하기 힘든 상황인데 구애하는 여러 수고양이들에게 도망쳐 다른 수고양이와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놀랍다. 이를 저자는 '사랑의 도피'라 불렀다.  

 저자가 연구한 섬은 어촌지역이라 고양이들이 물고기 찌꺼기 등을 먹으며 살 수 있고 위험요소인 차도 별로 없고, 그 지역의 어민들 또한 고양이를 특별히 챙기지도 배척하지도 않는 자연 그대로의 고양이 세계를 관찰한 내용이라. 우리나라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고양이의 생태와 비교하긴 쉽지 않다.

 길고양이에게 먹이주기가 초래한 비극, 이란 내용이 있는데 저자는 이런 행동이 노년층에서 많이 생긴다고 봤다. 고양이들이 사람들이 주는 사료와 간식을 먹으면 건강 상태가 좋아져 자연상태보다 암고양이가 임신을 자주 한다고 한다. 1년에 한 번 새끼를 낳고 강한 개체만 살아남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관여해 밥을 주고 1년 내내 번식해 고양이를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늘린다고 말한다. 그 결과 일본에서도 살처분되는 고양이의 수가 엄청났다고 한다.  이 문제의  방법을 제시한 게 노년층이 외롭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정도로 결론짓고 있어 이게 무슨 해결 방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년층만이 아니라 저도 하고 있거든요. 고양이들이 밥을 잘 먹으면 기분이 좋고 아프면 치료해주고 싶은데 어찌합니까! 

고양이들이 증가하는 이유가 사람이 밥을 주고 관리해주는 게 이유는 될 수 있겠지만 전부라 생각하지는 않고, 작가가 조사한 섬이 아니라 여긴 도시고 도시는 그 섬에 비해 먹을 게 없을 텐데 잡아먹을 새도, 쥐도 별로 없지 않나. 고양이를 생각하면 안 줄 수 없는데 그래도 이런 글을 읽고나니 고민이 된다. 어떤 게 고양이를 위하는 길인지. 병에 걸려 아파서 죽으면 그게 자연의 이치다. 약한 개체는 낙오되는 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해야 하는 건지. 이런 이유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주장이 전부 잘못됐다. 말할 수 없으니 마음이 그렇다. 같은 논리가 인간에게 적용되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신경하고 위험에 처해도 구하지 않으며 그 이유가 이건 자연의 법칙이다. 강한 개체만 사는 게 당연하다.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전국의 모든 캣맘과 캣대디들이 고양이 밥 주기를 중단에 동의한다면 인위적인 tnr을 하지 않고 정말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밥 주기는 중단되지 않을 거고 모든 고양이의 tnr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니 이렇게 밥을 주고  중성화 수술을 시켜 번식을 막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개인 및 몇몇 동물 단체가 노력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일까. 어떤 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 고양이들은 너무 사랑스러운데 길에서의 짧은 인생, 조금이라도 맛있는 거 먹고 건강하게 살다가라고 생각하는건 잘못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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