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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Apr 14. 2018

경외감

0404 (D-19)

경외감

베르니니를 잘 알지도 그리스 로마신화를 좋아하던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 그저 사진으로만 봤던 유명한 작품이 있는 미술관이라기에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방문한 보르게세 미술관이다

2시간 단위로 사전예약을 받아서 9-11시 첫 타임 방문자가 되었다. 동양인은 나뿐이다. 바우처와 티켓을 교환하고 입장한다. 2층부터 보게 돼있어서 2층의 그림들을 보고 1층으로 내려왔는데 숨이 멎는 줄.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하얀 대리석으로 표현된 모습이 아름답다. 베르니니가 돌을 깎고 죽어라 사포질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고 작품이 완성되고 느꼈을 기분이 어땠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는 인간이 아닌듯하다.

광활한 우주가 나오는 영화를 봤을 때 한눈에 들어오는 지구의 모습을 보고 경외감과 함께 인간이 정말 한점이다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베르니니 조각이 나에게 그런 기분이 들게 했다 너무 현실적인 느낌이 안 들어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기분. 슬픈 느낌 같기도 하고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 같기도 하다. 

1598년에 태어난 이 사람은 1984년에 태어난 나를 한없이 작고 보잘것없는 한 점에 불과하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어딘가 모르게 서글프다. 1600년대로 돌아가 이 사람을 만나고 작업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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