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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Apr 14. 2018

로마를 떠나며

0405 (D-20)

로마를 떠나며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3일이 지나가고 4일차 오전에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탔다. 5분 연착이라 떴지만 플랫폼 번호가 출발시간 임박해서 떠서 황급히 기차에 올랐는데 10분이 지나도 기차는 떠날 생각을 안 한다. 연착이 빈번히 일어나는 나라라지만 출발 예정 시간 20분이 지나서 출발한다는 사실은 신기할 따름이다. 

여행 중에 한국인 볼일이 거의 없었는데 피렌체를 향하는 기차에서 한국인 두 커플과 남학생 2명을 봤다. 외국 나가면 "한국인이세요?"하며 반가워하는 것도 옛이야기 같다 나는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반갑지 않다. 나 홀로 떠나는 외국여행에 한국말이 귀에 들리면 괜히 심통이 난달까. 내 영역을 침범 당하는 느낌이다. 분명 젊은 커플이란 점도 내 심통에 영향을 줬겠지만 남자 대학생 두 명 중 한 명이 크게 씨X 이라고 말해 인상을 쓰게 됐다. 욕설하는 것만큼 사람이 천박하고 무식해 보이는 일도 없는데 당사자는 모르겠지.

로마에서의 3일은 꽉 차게 잘 보냈다. 밤엔 위험하니까 돌아다니지 말아야지 생각했지만 힘들어서 저녁까지 돌아다닐 힘도 없었다.
콜로세움, 카피톨리노 박물관, 판테온, 트레비 분수, 스페인광장, 산탄젤로 성당, 보르게세 미술관, 바티칸 박물관, 성 베드로 성당 등 사진이나 영상 속에서만 접해보던 관광지와 박물관, 미술관, 성당 등을 돌아다녔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가져갔던 여행 가이드의 상당 분량의 장소를 가본 것 같다. 열심히 돌아다니긴 했나 보다.

베르니니의 조각과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상이라 불리는 조각 중 로마에 있는 두 개를 봤고(피에타, 모세상) 조각 많다고 그래서 방문했던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선 놀랍게도 입시 때 그리고 만들던 브루터스, 아리아스, 카라카라, 호머, 칸트 등의 조각을 발견해서 반가웠다.
사람이 너무 많고 오래 서있어서 지치기도 했지만 바티칸 투어도 너무 유익하고 이곳에서도 사진으로만 보던 라오콘, 아폴로, 에르메스, 그리고 천지창조를 봤다.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 산 피에트로 대성당은 그 웅장한 공간과 가이드님의 설명도 감동적이어서 이렇게 멋진 작품을 인간에게 만들게 해준 존재라면 무교인 나조차 믿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그 많은 돈과 정성, 노력이 담긴 건축, 조각 그리고 거대한 도시 열쇠를 보면서 그들이 그렇게 간절하게 염원하고 소망하던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내가 늘 선입견으로 생각해오던 종교, 위협감을 느끼게 하는 거대하고 으리으리한 한국의 교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분위기와 오래됨의 차이에서 오는 기분일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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