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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May 05. 2018

이니굿즈 표절논란 속상하구만..

0505 (D-50) 

중앙일보 기사
이니굿즈 표절논란 속상하구만..

대통령 1주년 기념품이 나오자마자 하루 만에 표절 논란으로 판매를 보류한다는 기사를 봤다. 당시에는 그 표절했다는 디자인을 못 봐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기사에도 해당 회사의 디자인이 올라와 있다. 이건 그냥... 그대로 레퍼런스 삼아서 나름의 재창조를 한 거나 다름없었다. 하늘색과 분홍색만 조금도 채도를 올렸을 뿐. 색이라도 돌렸으면 어째어째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회사에서 디자인한 것들은 메뉴판이나 컵 받침, 명함 등 식당에서 사용하는 것들만 디자인돼있고 이번 1주년 기념품은 제품군이 다양하다. 모르지 이렇게 그대로 베낀 업체라면 다른 제품들도 야금야금 전부 베낀 걸지도 모르겠다.

 내 입장에선 그렇다. 왜 색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 사단을.. 디자인은 그대로 색만 변경했더라면, 색은 그대로 가져오고 곡선의 디자인을 다른식으로 변경했더라면 (하지만 이미 저 디자인이 뇌리에 박혀서 쉽지가 않았을거다. ) 솔직히 디자인은 해외의 레퍼런스 참으로 많이 참고하고 따라 하기도 한다. 내가 좋게 본 레퍼런스 그 이상으로  뛰어넘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양심이 있는 경우라면 최소한을 따오고 내 스타일로 변형하려 노력하는 편인데 이건 너무 대놓고 가져왔다. 그래서 맘이 좀 씁쓸하다. 워낙 문재인 굿즈가 인기가 많아서 많이 팔릴걸 예상해서 물량도 충분히 준비했으리라 생각하는데, 물론 제품 제작에도 돈이 많이 들어갔을 거고. 그 제품들은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나도 이 제품이 문제없이 출시되었다면 처음으로 청와대에 가서 뱃지라도 하나 사 왔을지 모르는데..
 뉴스에선 용역업체에서 디자인한 거라고 애둘러 표현했지만, 청화대 내에 디자인 부서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디자인 업체의 하청일 거다. 다양한 시안들 중 뽑힌 걸 거고. 윗사람들이야 모든 걸 알 수 없으니 시안을 제공하는 디자이너의 양심에 달린 문제인데. 모르겠다. 직접 디자인한 시안에 개수 채우기 위해 서브로 베낀 시안을 같이 넣었는데 운이 없게 이 베낀 시안이 뽑혀서 이 사달이 났을지도. 뽑혀놓고도 아차. 싶었을지 모르겠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상징하는 기념품 디자인이 표절 논란이 된 사실은 안타깝다. 디자이너 입장에선 가장 영향력 있는 인생 포트폴리오를 가지게 될 기회가 날아갔다. 이 정도의 제품을 만들 회사면 작은 회사도 아닐 것이고 어느 정도 그 바닥에서 입지 있는 곳일 텐데, 프로덕트 디자인 종사자들은 소문으로 알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모르지. 궁금하긴 하다. 그 부끄러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더 속상한 건 표절했다고 알려진 here design 의 포트폴리오가 너무 깔끔하고 훌륭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디자인 잘하는 영국 회사를 하나 더 알게 되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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