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염력] 모 아니면 도?

용산참사 코미디?

by 좐느

스포일러 포함된 영화 감상입니다●



문화의날 [염력]보기

문화의 날 1월 마지막 주 수요일 염력을 보러 갔다. 난 보러 갈 생각은 없었는데 이 날이 개봉이었다. 성신여대 CGV 가장 큰 관에서 상영했는데 영화값이 반값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꽉꽉 차있다
염력은 광고를 통해 접했고 류승룡이 나오고 부산행 감독이 만들었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포스터라든지 설명글이 코믹적인 부분이 담겨있다. 용산참사를 배경으로 했다 정도가 기본 정보였다.


용산참사 코미디?

코미디? 용산참사? 염력? 셋의 조화가 어떻게 되려나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공유가 주인공이었고 좀비류? 이런 주제의 영화 싫어하는대도 재미있게 봤던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만든 영화니 살짝 기대를 해봤다. 그리고 류승룡의 연기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코미디가 70 사회비판/슬픔 30 정도를 느끼고 나왔다. 웃지만 웃는 게 아닌 느낌이다. 동네 이름만 달랐지 용산 참사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나는 그 당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터라 그 후에 [두 개의 문] 영화도 보고 그랬었다.
같이 영화를 보면서 오빠는
"왜 경찰들이 와?
하면서 말이 안 된다는 식으로 물었지만.
"그때 그랬어 경찰들이 동원됐고, 저 컨테이너도 진짜 저렇게 올라갔어 MB 때."
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데 영화를 통해서 다시 보니 쓰린 기분이 들었다. 류승룡 딸로 나오는 심은경은 내내 진지하고 절박하다. 그런데 그의 무책임한 아빠 십수 년간을 나 몰라라 살았던 아빠가 돌아와서 계속 장난을 친다.
[7번 방의 선물]에서 용구의 모습이 보였다. 바보 아빠.


솔직히 모 아니면 도

영화 보기 전엔 영화가 대박 아니면 쪽박 일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 평도 극과 극 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던 오빠는 최악의 영화라고 평했다. 웃기려면 완벽하게 웃기지 용산참사를 연상케하는 장면들에 불쾌함을 느낀 것 같다. 경찰은 왜 나오냐며 불은 왜 나나며. 재미를 느끼려 왔다가 내용상의 무거움에 당황하는 관객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스는 누구껍니꽈!' 라고 말하는 시대가 오니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다시 한번 용산참사가 연관검색어의 뜨고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그날의 일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는 거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표현하는 방식과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바보 같아서 그렇지
감독은 그날 그 일이 있을 때 정말 어떤 무력과도 싸워 이겨낼 수 있는 히어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우주에서 날아온 무언가 때문에 초능력이 생겨버린 한 남자에 대한 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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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수 없는 악역들


분명 악인데 악역인데 이들 또한 우스꽝스럽다. 민사장도 용역 깡패 우두머리이지만 영화 속에서 재미있는 요소로 나오고 어리숙하다. 홍상무 역의 정유미는 명랑하고 귀엽기까지 한 악역이다. 정유미의 이미지가 워낙 엉뚱하고 밝은 느낌이라서 그랬는지 등장할 때부터 어? 하고 당황했었다. 온갖 나쁜 말 재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데 저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길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로만 본다면 이 둘의 캐릭터와 연기가 가장 인상 깊다. 이 둘은 영화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잘 했다고 본다. 딱 조연의 역할만큼


그래서 재미는요?

전반적으로 웃기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사람들도 빵빵 터졌다. 3천 원짜리 살모사 넥타이로 바보 같은 춤을 췄을 때, 물건들을 염력으로 끌어모아 벽을 쌓을 때 문 닫으려고 용쓰는 모습이라던지 정말 단순한 몸 개그에서 오는 1차원적인 웃음이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만든 상황들을 제외하고 마지막에 경찰서에서 나와 날아가는 장면이라던지 연기 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에서는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다. 영화 막바지로 갈수록 이게 뭐야;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당황스러웠다 갈수록. 그런 부분들까지 의도적인 거라면 나야 할 말이 없지만 몇몇 장면에서 내 평점을 갉아먹은 것 같다. 사실 갈수록 산으로 가는 느낌이어서 이걸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결말을 만들어 놓고 (감옥 갔다 나와서 딸과 만나는 장면. 이걸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하나) 일부러 류승룡을 헐크로 만드는 건가. 왜 자꾸 여기저기 부수면서 날아가는 거지.. 하는 생각도 했다. 스스로 감옥에 가지 않으면 도망자로 살아야 해서 그랬을까. 갈수록 결말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결국 히어로는 히어로가 아니었고 그저 나약한 소시민 임이 증명되었고, 재개발에 맞서던 상가 사람들은 패배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살아간다. 그런 결말이다. 작은 희망의 씨앗 하나쯤은 남기고 끝내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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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점수는요


2월 3일 현재 네티즌 개봉 후 평점은 5.5, 기자/평론가 평점은 6이다
지금이야 개봉한지 얼마 안 돼서 예매율 1위 이긴 한데 평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감독의 마음과 시도에는 손뼉을 친다. 하지만 영화 뒷부분의 내용과 마무리가 너무 아쉽다. 용산참사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의 끝으로 가면 갈수록 류승룡은 더욱더 비현실적인 염력을 부린다. 분명 생각하면 가슴 아픈 지난 사건의 이야기라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싶은데 과도한 염력 사용으로 인해 헷갈린다. 가슴 아파하라는 거야 웃으라는 거야. 허무맹랑하게 시작했으면 마무리까지 판타지로 끝났다면 어땠을까. 꿈을 꾸다 다시 비참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영화 중반까지 재미로 느꼈던 부분들이 과도해지면서 어이 없어졌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허무해졌다. 4년 후라는 자막을 봤을 때에는 포기했다. 어떤 것도 바뀌지 않은 일장춘몽 같았던 영화다. 많은 건 잃었지만 가족을 얻긴 했구나.

결론
끝없이 염력 부리는 류승룡이 미웠고, 끝없이 진지하기만 한 심은경이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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