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좐느 May 24. 2018

막장일까 판타지일까

0524  (D-69)

막장일까 판타지일까


한 여자의 이야기다. 여자는 가난한 서민 가정의 장녀다. 엄마와 여동생, 몸이 아픈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산다. 아버지는 10년 전에 다른 여자랑 바람이 나서 같이 살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 주변에 나타난다. 속 좋은 엄마는 집 나간 남편의 여동생, 시누이 가족과 같이 산다.

 여자는 한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는 변호사다. 집에 아주 부자인 남자. 만난 지 얼마 된 것 같지도 않는데 결혼을 했다. 분명 남자 집 엄마가 심하게 반대했는데 결혼을 그렇게 빨리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자의 아버지가 바람나서 같이 사는 여자가 그 여자 남편의 이모였다. 이런 걸 겹사돈이라고 부르나? 여기서부터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여동생은 그녀 남편의 형과 몰래 만나고 있다. 최근 헤어지는 듯한데 다시 만날 것 같다.
 
그것도 모자라 그녀는 그녀가 다니는 회사의 회장님이 자신의 친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충격이 컸다. 망나니같이 나오는 아버지가 예전에 회장님과 낳은 자식인지 알았더니 아빠도 자기는 그녀의 친아빠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그럼 내가 도대체 누구 나며 울부짖었다.

여기까지 내가 전혀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된 귀동냥 드라마 이야기다. [전생에 웬수들] 제목 한번 적절하다. 내가 귀동냥 드라마라 하는 이유는 내가 원해서 본건 아니고 엄마가 틀어놓기 때문에  밥을 같이 먹을 때나 내가 거실을 지날 때 드라마를 보게 돼서 정말 띄엄띄엄 봤는데 내용은 다 알겠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남자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자기가 불쌍해서 그러냐는 둥 동정하냐는 둥 그러면서 남자를 거절했는데 어느샌가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다. 놀랍다!
 내 남편의 이모가 자신의 아버지랑 결혼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싶은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고, 가난한 집에서 억척스러운 큰딸 노릇을 하고 있던 여자는 하루아침에 대기업 회장님의 숨겨진 딸이 되었다. 막장이라고 부르기엔 약한 것 같고. 이것은 판타지다!

120부작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에 다섯 번이나 하는 드라마! 대단하다. 언제 찍고 언제 편집하는 거지! 이번 주까지 117회 예정이니 다음 주면 종영할 것 같다. 그래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거구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겠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화목하게 끝나겠지.

 오늘도 귀동냥으로 최고야의 출생의 비밀을 접했다. 정말 알고 싶지 않은데 관심 없는데 너무 귀에 콕콕 박히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다. 하하.

매거진의 이전글 그날의 진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